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선거 앞두고 또 악재, 새누리 이번에도? or 이번엔?


입력 2015.04.19 10:01 수정 2015.04.19 10:07        문대현 기자

지난해 지선 앞두고 세월호 만나 파격 마케팅

'성완종 게이트'마저 극복 할 수 있을지 관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표정으로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표정으로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7월 17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7.30재보궐선거 유니폼 공개 시연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완구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윤상현 사무총장, 김세연 의원, 박대출, 민현주 대변인, 이인제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해 7월 17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7.30재보궐선거 유니폼 공개 시연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완구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윤상현 사무총장, 김세연 의원, 박대출, 민현주 대변인, 이인제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6일을 기점으로 4.29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성완종 파문’이라는 악재를 만난 새누리당이 어떻게 난국을 헤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라는 치명상을 극복한 만큼 이번 선거의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구 통합진보당의 해산에 따라 공석이 된 지역 3곳(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과 안덕수 전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사고 지역이 된 1곳(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당초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지역에서 지난 19대 총선에서 구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은 이력이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된 데다가 인천 서구강화을은 전통적인 여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온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이어 터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후폭풍으로 전국의 민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는 여권의 입장에서 볼 때 선거의 최대 악재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성완종 리스트’의 직격탄을 맞은 청와대와 여당의 지지율은 동반하락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3.4%p 하락한 33.8%로 나타났다. 이는 출범을 앞둔 박근혜정부의 첫 내각 장관들이 연이어 낙마한 지난 2012년 2월(32.6%) 이후 최저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역시 전주에 비해 2.1%p 하락한 39.7%(매우 잘함 11.4%, 잘하는 편 28.3%)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대로 다시 추락한 것은 5주 만이다.

반면 야당의 지지도는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1.8%p 상승한 29.6%를 찍었고 정의당도 0.5%p 오른 4.3%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이 급변함과 동시에 재보선 판세 또한 뿌리째 흔들리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의 낙승이 점쳐졌던 서구강화을에서조차 여당의 안상수 후보가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처음으로 뒤지는 등 전체적으로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안 후보는 43.8%를 얻어 46.8%를 기록한 신 후보에게 0.3%p차로 밀렸다.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을에서도 여당의 위기가 감지됐다.

6일 ‘휴먼리서치’와 13일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관악을의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간 격차가 26%p서 8.3%p로 대폭 좁혀졌고, 중원을에서도 우위를 점해오던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계속되는 악재에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여당의 속은 타들어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당 지도부와 함께 서구강화을을 찾아 안 후보 지지 유세를 펼치던 도중 기자들에게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 콘셉트로 계속 호소할 것이며 선거운동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애써 평온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유세 도중 “박 대통령이 나라를 깨끗이 만들어보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는데 엉뚱한 사고가 터져 부끄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깨끗한 정치가 되도록 저희가 노력하겠다”라고 성완종 파문 수습에 힘쓰기도 했다.

실제로 여권 내 분위기 역시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성완종 파문’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면서 “(압승을 예상했던) 인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6.4 지방선거 앞두고 세월호 정국 극복한 새누리, 이번에는?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대위기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불과 50여일 앞두고 터진 세월호 참사는 여당의 발목을 잡았고, 그 누구도 새누리당의 참패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7개 광역단체에서 열린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8곳을 가져갔고 새정치연합은 9곳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당시가 세월호 정국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분석됐다.

당시 여당 후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전국 각지의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민들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한 표를 호소했다. 특히 여당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정장 대신 허름한 티셔츠와 청바지와 운동화를 선택하며 권위적인 모습 내려놓기에 집중했다.

일부 의원은 지지유세 지역에서 ‘도와주세요 대한민국을 믿습니다’,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바꾸겠습니다’, ‘도와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등 파격적인 피켓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대표도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지지 연설에서 수척한 얼굴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박 대통령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부산 시민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도와주시기 바란다”라며 읍소했다.

이같은 전략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여당은 직후 벌어진 7.30 재보선에서도 ‘혁신작렬’을 구호로 내세우는 등 마케팅에서 특유의 강점을 보인 결과 15개 선거구에서 11곳을 휩쓰는 등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지역일꾼론’과 ‘종북심판론’으로 승부수…결과는?

이와 같이 여당은 심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뒤집은 전례가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반전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세운 선거 필승 전략은 ‘지역일꾼론’과 ‘종북심판론’이다.

여당은 지난 7.30 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토박이 인물을 내세우며 지역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기류에 맞춰 당 지도부 역시 선거 지역을 찾아 소상공인들을 만나며 민생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 4.29 재보선 새누리당 공약 발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후보들과 함께 빨간 앞치마와 머리 두건, 고무장갑까지 착용하며 여당 대표로서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특유의 마케팅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또한 여당은 야당을 향해 종북세력 국회 진출 책임론을 제기하며 구 통합진보당과 관련한 종북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거물급 정치인들을 각 지역으로 보내 후보 지지에 전면 배치시켜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여당 내 일부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세월호 참사와는 달리 성완종 정국이 이번 선거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당내 한 초선 의원은 16일 ‘데일리안’과 만나 “성완종 정국이 재보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며 “총선이면 모르겠으나 재보선은 다르다. 투표율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가 요동치고 있다고 하지만 여론조사에 임한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확률도 높지 않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며 “인천과 성남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