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실패로 끝난 '지동원 원톱' 실험


입력 2015.04.01 10:35 수정 2015.04.01 10:4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뉴질랜드전서 최전방 공격수 기용..골 침묵 계속

여러 포지션 전전하며 장점 잃어..향후 전망 불투명

지동원(오른쪽)은 여전히 최전방 공격수로서 믿음을 주지 못했다. ⓒ 연합뉴스 지동원(오른쪽)은 여전히 최전방 공격수로서 믿음을 주지 못했다. ⓒ 연합뉴스

'원톱'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이재성(전북)의 결승골로 1-0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지난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정협을 먼저 최전방에 기용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예고대로 뉴질랜드전에서는 지동원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슈틸리케호 첫 승선이었던 지동원은 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 공격수로 테스트를 받았다.

지동원의 발탁은 이번 슈틸리케호 4기 명단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던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 김신욱, 이근호 등 그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공격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공격진에 지동원과 이정협 단 2명만을 선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자신의 선수 발탁 명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곧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동원은 올 시즌 전반기 도르트문트에서 단 한번도 1군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최근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 후에는 다행히 출전기회를 늘려가고 있지만, 공격수로 꾸준히 출장했음에도 8경기 넘게 공격 포인트가 전무하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명분대로라면 '지동원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뽑았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지동원은 자신을 뽑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실패했다. 전반 39분 한 차례 위협적인 헤딩을 날리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낙제점이었다. 공격수로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도 못했고,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를 통한 공간 창출이나 패스 연결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후반에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자 마음만 조급해진 나머지 노골적인 핸드볼 반칙을 저질러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동원의 팔에 맞은 공이 골망을 갈랐지만 무효 처리되고, 심판은 지동원이 의도적인 핸드볼이라 판단해 경고를 내밀었다. 결국 지동원은 후반 26분 이정협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선수라면 경기력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법이다. 분명한 것은 지동원이 아직은 대표팀에 들어올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소속팀에서도 장기간 골 침묵에 허덕이고 있는 지동원을 부른 것은 섣부른 선택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이번 2연전에서 지동원과 이정협 외에 다른 공격수 카드 발굴에 인색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빈약한 공격 자원의 한계만을 다시 확인한 채 A매치를 마쳐야 했다.

지동원은 유럽 진출 이후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며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을 잃은 모습이다. 2선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게 지동원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우수한 자원이 넘쳐나는 대표팀에서의 2선 경쟁은 더 치열하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지동원에게 요구하는 역할은 공격수다. 잃어버린 공격 본능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지동원의 대표팀 재입성과 유럽 무대에서의 미래는 모두 불투명해 보인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