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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 삼촌!' 손흥민, 아쉬움 삼킨 뉴질랜드전 PK


입력 2015.03.31 23:26 수정 2015.04.01 10: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경기 전 은퇴 앞둔 차두리에게 승리 선사 다짐

종횡무진 그라운드 누비다 결정적 PK 놓쳐

손흥민이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 전반전에서 패널티킥을 시도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손흥민이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 전반전에서 패널티킥을 시도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차두리 은퇴경기로 관심이 컸던 뉴질랜드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 뉴질랜드(FIFA랭킹 134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이재성의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뉴질랜드전 7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4-2-3-1 포메이션 속에 최전방에는 지동원이 나섰고 2선에는 손흥민, 남태희, 한교원이 섰다. 중원에는 기성용과 한국영이 중용됐고 포백은 박주호, 김영권, 김주영, 차두리로 구성했다. GK는 김진현.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힘든 몸을 이끌고 ‘차두리 삼촌’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로 섰다.

사실 손흥민 차출에 대해 소속팀 레버쿠젠은 난색을 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를 비롯해 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몸이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과 시차까지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대표팀 차출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

하지만 손흥민은 공식석상에서는 형이라고 부르지만 둘이 있을 때는 차두리를 '삼촌'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 사이가 각별하다. 우즈베키스탄과 아시안컵 8강전 당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차두리의 축하를 받았던 장면을 떠올리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차두리는 '조카' 손흥민을 아끼고 손흥민 역시 대표팀에서 차두리를 잘 따른다. 손흥민은 차두리의 은퇴경기는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직접 구단을 설득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의리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최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 자리에서 "계속된 일정 때문에 피곤한 것은 있지만 두리형 은퇴식이라 반드시 가야한다고 구단을 설득했다"며 "두리형 은퇴식은 좋은 자리다. 웃으면서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다짐에 걸맞게 이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중반 한국영의 날카로운 헤딩과 기성용의 슈팅 모두 손흥민의 발을 타고 갔다. 또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와 본인 특유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뉴질랜드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마침내 전반 38분 손흥민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골이 될 확률이 매우 높은 페널티킥 기회를 잡은 것. 한교원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힘차게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삼촌’ 차두리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세리머니를 두근두근 기다렸던 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방에 막힌 손흥민은 바로 회심의 코너킥을 올렸지만 역시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18분 이재성과 교체 아웃됐고, 공교롭게도 교체로 들어간 이재성은 결승골을 넣으며 손흥민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차두리는 이날 38회의 볼터치와 날카로운 크로스를 몇 차례 올렸다. 마지막까지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인 차두리는 전반 종료를 앞두고 김창수와 교체됐다. 한국 선수들과 관중은 물론 뉴질랜드 선수들도 그라운드를 떠나는 차두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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