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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취월장' 오지환, 새로운 ‘미스터 LG’될까


입력 2015.03.31 15:03 수정 2015.03.31 22:2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김상훈-유지현 등 LG 전설적 스타들만 차지한 영광

젊고 싱싱한 새로운 스타로 공수겸장 진화 기대

비시즌 타격폼 수정을 통해 좀 더 간결한 스윙을 장착한 오지환은 개막 2경기에서 확 바뀌었다. ⓒ 연합뉴스 비시즌 타격폼 수정을 통해 좀 더 간결한 스윙을 장착한 오지환은 개막 2경기에서 확 바뀌었다. ⓒ 연합뉴스

‘유광점퍼’ ‘스트라이프 유니폼’ 등으로 대표되는 LG트윈스는 KBO리그 인기팀 중 하나다.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의 터줏대감이라는 이유 외에도 세련되고 도시적 이미지로 여성 팬들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비슷한 조건이면 LG 소속으로 뛸 때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 반대로 못하면 그만큼 날선 비난도 감수해야하지만 팬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프로선수에게는 분명 메리트다.

‘미스터 LG’는 인기팀 LG에서도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선수들에게 전해지는 일종의 최고 훈장이다. 딱히 기준이 정해진 것도, 기록으로 나뉘는 것도 아니지만 팬심에서 팬심으로 이어져 시대별로 극소수 선수들만이 영광을 가져갔다. LG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라면 최고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1990년 LG트윈스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한 김상훈은 원조 ‘미스터 LG’다. 정교함과 일방장타력을 모두 갖춘 장거리 타자였던 그는 필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날리며 LG팬들을 열광케 했다.

1994년 LG트윈스에 입단해 서용빈, 김재현과 함께 '신인 3총사'로 활약했던 유지현 역시 ‘미스터 LG’로 손색이 없다.

첫해 타율 0.305-15홈런-51도루를 기록, 공수겸장 유격수의 진면목을 과시했던 유지현은 센스 있는 리드오프로서 제 역할을 하면서도 장타력까지 갖춘 흔치않은 전천후 타자였다. 이종범이라는 당대 최고의 천재가 한 시대에 함께해 다소 손해를 본 감이 있지만, 역대로 따져도 유지현만큼 뛰어난 유격수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베테랑 이병규와 박용택도 나란히 ‘미스터 LG’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다. 훤칠한 키, 발 빠른 좌타 외야수, 적극적인 성향의 안타 제조기 등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들을 향한 LG 팬들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2015시즌을 맞이한 LG팬들의 관심은 ‘새로운 미스터 LG’를 향하고 있다. LG는 유망주가 풍성한 팀답게 많은 무수히 많은 원석들이 오고갔다. 그 과정에서 이용규, 김상현, 박병호, 서건창 등 수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다른팀에서 터졌다. LG를 떠나 부상한 선수들을 보며 팬들은 쓰린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하나 같이 LG가 원했던 톱타자, 우타거포형이라 아픔은 더욱 컸다.

LG가 원하는 ‘미스터 LG’의 이상향은 그런 아픔을 달래줄 만큼 기량이 뛰어나면서도 스타성까지 갖춘 젊은 선수다. 냉정히 말해 현 시점에서 딱 맞는 후보는 없지만 가장 근접한 선수가 유격수 오지환(25)이다.

오지환은 2015시즌 개막을 맞이해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의 오지환은 장타력과 빠른 발은 갖췄지만 타격의 정교함과 선구안에서 부족하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도루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리드오프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었지만 출루율이 높지 않아 톱타자로 믿고 맡기기에 부족했다. 그렇다고 거포형도 아니라 중심타자로서도 아쉬웠다.

비시즌 타격폼 수정을 통해 좀 더 간결한 스윙을 장착한 오지환은 개막 2경기에서 확 바뀌었다(타율 0.375). 상대 투수의 유인구에 쉽게 속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코스의 공을 골라 때리는 까다로운 톱타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3안타 중 2루타가 2개로 특유의 장타력도 죽지 않았다. 새로운 타격폼에 제대로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수비는 제대로 물이 올랐다는 극찬이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빠른 송구는 LG 내야수비의 중심축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내야 어디서 공을 잡아도 빠르고 정확하게 1루와 홈으로 송구할 수 있어 웬만한 내야안타를 허용하지 않을 기세다. 송구 범위나 힘은 리그의 어떤 유격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과연 오지환은 약점으로 불리던 타율과 출루율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며 완성형 유격수로서 진화할까. 새로운 ‘미스터 LG’를 지켜보는 LG팬들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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