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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기세' 외국인타자 전성시대 제2막


입력 2015.03.31 18:21 수정 2015.03.31 16:1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지난해 후끈 달아오른 방망이 ‘타고투저 시즌 이끌어’

필·나바로 등 기존 강타자에 모건·아두치 등 도전장

브렛 필은 한국무대 2년차를 맞아 더욱 뜨거워진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브렛 필은 한국무대 2년차를 맞아 더욱 뜨거워진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새로운 외국인 타자들의 기세가 거세다.

지난 시즌 외국인타자들의 위력을 피부로 느낀 각 팀들은 앞 다퉈 좋은 선수 수급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용병들의 배트 파워가 올 시즌을 더욱 뜨겁게 수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 후 단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외국인타자들은 어느새 팀 전력의 중심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타자를 잘 뽑기로 유명한 팀이다. 제이 데이비스, 펠릭스 피에 등 호타준족 좌타 흑인 외야수의 잇단 성공은 ‘검은 독수리’ 계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나이저 모건(35·좌투좌타) 역시 그러한 계보를 잇기에 손색없는 기량을 과시 중이다.

다른 타자들과 비교해도 현격히 눈에 띌 만큼 빠른 배트스피드를 자랑한다. 늦은 것 같아도 벼락같은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낸다. 스트라이드 폭도 좁은 편이며 다양한 구질에 대응하는 반응 속도도 좋은 만큼 전천후 안타제조기로서 기대를 모은다. 모건은 역대 개막전 최다안타 타이(4개)를 기록하는 등 독수리군단의 타선을 진두지휘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외국인타자 잘 뽑는 것으로는 일가견이 있다.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는 역대 최고 용병타자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다. 카림 가르시아 역시 공수에서의 임팩트 넘치는 활약으로 롯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 시즌 갈매기 군단에 합류한 짐 아두치(30·좌투좌타)는 까다로운 롯데 팬들의 마음을 벌써부터 사로잡고 있다. 호세, 가르시아와는 조금은 다른 유형의 타자다. 전형적 거포 스타일이었던 그들과 달리 잘 치고 잘 달리는 이른바 호타준족 타입이다. 개막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4득점 3도루 2볼넷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출루율 높고 볼 잘치고 장타력까지 갖췄으고 루상에 나갈 경우 가장 무서운 주자로 돌변한다. 맞춰 잡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내보내자니 부담스러운 까다로운 유형의 타자다. 단 2경기에 불과하지만 한창때 이종범을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팬들은 그를 가리켜 백인 이종범이라는 뜻에서 ‘백종범’으로 부르고 있다.

SK 와이번스에서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외야수 앤드류 브라운(31·우투우타) 강력한 비룡군단의 ‘화룡점정’을 찍어줄 타자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름값에 걸맞게 자신의 첫 안타를 그랜드 슬램으로 장식했다. 브라운은 29일 삼성과의 2차전에서 1회 차우찬의 134km 포크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0m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15 KBO 1호 만루포다.

브라운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5회말 무사 1,2루에서 삼성의 나바로가 때린 뜬공을 잡아 3루까지 원바운드로 정확히 송구하며 2루 주자의 3루 진루를 막았다. 정확한 송구능력을 갖춘 강견 외야수라는 평가를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새로운 얼굴들 못지않게 재계약에 성공한 기존 외국인타자들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토종 간판타자 최형우 등과 함께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인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28·우투우타)는 29일 SK전에서 좌중월 홈런을 뽑아내며 특유의 장타력을 예열했다. SK 선발 윤희상의 3구째 141km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KIA 타이거즈 브렛 필(31·우투우타)의 활약 또한 대단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했다는 평가 속에 KIA팬들의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있는 필은 29일 LG전에서 승리를 이끌다시피 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0-2로 뒤진 3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임지섭의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답답하던 KIA타선의 갈증을 단박에 풀어준 한 방이다.

LG의 무서운 추격에 밀려 5-6으로 역전을 허용한 상태에서 9회 끝내기 투런포를 날리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가 LG 마무리 봉중근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런 한방이었다. 필의 대활약에 힘입어 KIA는 예상치 못한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물론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시즌 초 펄펄 날던 선수가 갑자기 침묵에 빠질 수 있고, 부진하던 선수가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본색을 드러내지 말란 법도 없다. 하지만 각 팀의 핵심전력인 신·구 외국인타자들이 벌일 화력전쟁을 지켜보는 것은 올 시즌 KBO리그 관전 포인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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