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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억 몸값 증명’ 장원준식 위기관리 능력


입력 2015.03.30 11:21 수정 2015.03.30 11:2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시즌 첫 등판서 7이닝 9피안타 1실점 승리 투수

수비 도움+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 돋보여

장원준(30)이 4년 84억원이라는 몸값이 결코 거품이 아님을 증명했다. 두산도 장원준이라는 새로운 좌완 에이스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됐다.

장원준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개막 2차전에서 7이닝 동안 안타 9개와 사사구 2개 등을 내줬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장원준은 팀 타선이 7회말 대거 3점을 뽑아주면서 4-1로 승리, 승리투수가 됐다. 거인에서 곰으로 변신한 장원준의 잠실벌 데뷔전 승리였다.

이와 함께 자유계약선수(FA)로 역대 투수 두 번째에 해당하는 84억원에 두산과 4년 계약을 맺은 장원준은 자신의 몸값 논란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두산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승리를 챙긴 장원준. ⓒ 두산 베어스 두산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승리를 챙긴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위기 헤쳐 나가는 노련한 투구, 팀 개막 2연승 발판

장원준의 투구 내용은 100% 깔끔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가 더 많았다. 어쩌면 금방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장원준은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갈 줄 알았다.

1회초 시작하자마 첫 타자 박민우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2사 뒤 에릭 테임즈에게 볼넷을 내주며 1, 3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까다로운 타자 모창민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초에는 이호준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 2사후 김종호에게 투수 내야안타, 박민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그 다음 타자는 이종욱이었다. 하지만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두번째 위기를 넘겼다.

4회초에도 2사후 김종호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곧이어 박민우를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초에 안타 3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이를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이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종욱의 안타 뒤 나성범의 2루타로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은 장원준은 결국 1사 2, 3루 위기에서 모창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1 동점이 됐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 3루의 위기를 큰 무리없이 넘겼다. 이호준을 얕은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손시헌까지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7회말 두산 타선이 3점을 뽑아내 4-1로 이기는 발판이 됐다.

김태형 감독도 장원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장원준이 초반에 주자를 많이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뛰어난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두산의 호수비, 장원준 어깨 가볍게 하다

물론 동료들의 호수비도 있었다. 3회초 나성범의 타구는 유격수 김재호가 사뿐히 뛰어올라 잡아냈고 5회초 무사 2, 3루 상황에서 테임즈의 타구는 1루수 김재환의 점프 캐치로 막아냈다.

테임즈의 타구가 그대로 김재환의 키를 넘어가 우익수 방면으로 흘러갔더라면 이종욱과 나성범이 모두 홈으로 들어와 역전이 될 수 있었다. 경기의 분수령이었던 셈이다.

장원준도 이를 인정했다. 장원준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공이 좋지 않았는데 위기마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있었다"며 "동료들이 수비로 도와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장원준은 모두 105개의 공을 던졌다. 7이닝 105개면 이닝 평균 15개꼴이니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1회초 19개, 2회초 20개로 초반 2이닝에 39개의 투구수를 기록해 다소 많았다. 나머지 5이닝에서 66개의 공을 던졌다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았다.

이에 대해 장원준은 "첫 등판이라서 맞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투구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3회초부터 쉽게 쉽게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지다보니 투구수가 확 줄었다"며 "이적 첫 등판에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장원준은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대선배 손민한과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어느덧 40대의 노장이 된 손민한은 두산의 강타선을 맞아 6회말까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손민한은 무사사구 투구를 선보이며 장원준과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손민한은 7회말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은 뒤 2사후 오재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점짜리 결승 홈런을 허용하며 강판됐다. 초구에 120m짜리 홈런이 나왔다.

이어 나온 노성호마저 양의지에게 왼쪽 폴대를 맞는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두산의 팀 타선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개막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선발부터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모두 불안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하지만 장원준이 들어오면서 1선발부터 4선발까지 모두 믿음직해졌다.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좌완 유희관이 있고 유네스키 마야도 점점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더해지면서 마운드의 안정감을 찾았다.

두산이 올 시즌 우승후보 또는 4강 후보로 꼽히는 이유를 장원준이 이날 호투를 펼치면서 제대로 보여줬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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