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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아리송한 기자회견…풀리지 않은 쟁점 2가지


입력 2015.03.27 16:55 수정 2015.03.28 20: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금지약물 네비도 투여에 대해서는 줄곧 '고의성 없다'

올림픽 출전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

박태환은 약물 투여에 대해 전혀 몰랐음을 재차 강조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태환은 약물 투여에 대해 전혀 몰랐음을 재차 강조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27일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웃는 얼굴로 보지 못해 무거운 마음이며 부족한 제게 한결 같은 응원을 해주시던 국민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도핑 양성 반응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매월 테스트를 받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가 알고선 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태환은 지난 23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 선수 자격 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눈시울을 붉히며 “2004년 대표팀이 된 뒤 약물에 의지한 적 한 번도 없다. 주위에서는 10년간의 영광과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 되고 ‘약쟁이’로 치부되는 것에 억울하지 않냐라고 한다”라며 “보란 듯이 재기하란 말도 한다. 모두 깊이 새겨듣는다. 이 모든 것은 평생 감내해야할 부분이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다. 1급 금지약물로 규정된 ‘네비도’ 투여에 대한 점과 향후 행보에 대해 박태환은 모호한 입장만을 반복했다.


금지약물 '네비도' 정말 모르고 맞았나

취재진의 질문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역시나 남성 호르몬 수치와 금지 약물 투여에 관한 점이었다.

박태환은 자신이 맞게 된 호르몬제가 네비도인줄 몰랐나라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 진료를 받기 위해 간 것이 아닌 피부 트러블 때문에 갔다. 수영을 하다 보니 피부가 건조해지고 트러블이 생겼는데 당시에는 비타민 치료 등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도핑에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의료진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내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이야기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병원을 통해 알게 됐다. 2013년에는 어떠한 주사도 맞지 않았다. 2014년에 처음 맞았다. 2013년과 2014년 사이 호주 전지훈련에서도 불시에 도핑테스트를 받았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의 질문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선수는 도핑테스트를 의식해 자신이 투여 받는 약물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할 의무가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병원 측의 설명이 없었다. (금지약물인지)알고 맞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공단에 진료 기록을 공개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법적 대리인이 나서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기록 공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지금은 반성해야할 때"라고 밝힌 박태환.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향후 계획에 대해 "지금은 반성해야할 때"라고 밝힌 박태환.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올림픽 출전 여부 및 향후 행보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7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대표 선수 및 지도자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따라서 박태환은 징계가 끝나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중 처벌’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는 분명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시기가 좋지 않다. 일명 ‘박태환 구하기’라는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대한체육회 역시 이에 대해 난감한 입장이다.

일단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을 논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셨다. 지금은 출전 여부를 논하기가 어렵다. 가슴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림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잘 견디고 할 수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은퇴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박태환은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해온 것은 수영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일로 수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살아온 인생이 다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수영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체전 후 은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 없었다”라고 부정했으며, 만약 올림픽에 나간다면 명예회복이 가능할 것 같은가란 질문에 “힘든 질문이다. 결과가 좋게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박태환에 대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적용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박태환에게도 일관된 규정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61.4%로 집계됐다.

이어 ‘박태환에게만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은 12.2%에 불과했고, ‘해당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폐지하자’는 의견은 18.0%로 나왔다. ‘잘 모르겠다’는 8.4%였다. 박태환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냉기류인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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