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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독일인데” 한국, 우즈벡에겐 앙갚음 상대


입력 2015.03.27 09:55 수정 2015.03.27 10:01        데일리안 스포츠 = 임정혁 객원칼럼니스트

평가전 상대 우즈벡 놓고 독일과 비교해 “약체” 지적과 불만

월드컵-아시안컵서 번번이 분패한 우즈벡 스파링 상대로 적격

우즈벡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과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에 가로막힌 것을 생각하면 한국과의 평가전 그 이상의 결과를 목적으로 둘 수 있다. ⓒ 게티이미지 우즈벡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과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에 가로막힌 것을 생각하면 한국과의 평가전 그 이상의 결과를 목적으로 둘 수 있다. ⓒ 게티이미지

가끔은 평가전인 듯 평가전 아닌 경기가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과 일전을 벌인다면 그게 어떤 대회든 대회 이름보다는 '한일전'이란 명칭이 가장 먼저 따라붙었다. 최근 '공한증'을 모른 척하고 있는 중국과 평가전을 해도 무조건 대표팀이 이겨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것이다. '주먹감자'라는 말이 탄생한 이란과의 경기도 최근엔 이 부류에 속한다.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틸리케호의 우즈벡 평가전에서도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축구, 우즈벡에겐 ‘앙갚음 상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인 대표팀은 72위인 우즈벡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9승2무1패로 우위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0-1로 진 이후 대표팀은 11경기 연속 우즈벡에 져본 적이 없다.

다만, 아시안컵 결승에서 대표팀을 꺾은 호주가 지난 26일 독일 원정 평가전에 나서 2-2로 비기는 등 한층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그런 상황에 빗대 "왜 대표팀은 또 다시 원정이 아닌 국내에서 우즈벡 정도의 팀과 맞붙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만만치 않은 팀이 우즈벡이다.

대표팀은 가장 최근 우즈벡과 맞붙었던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2-0 승리했다. 차두리의 폭풍 질주에 이은 도움과 손흥민의 득점이 없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아무도 모른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이 아시안컵 이후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전력을 가다듬기 위한 상대로는 우즈벡도 분명 괜찮다.

우즈벡은 K리그에서 '패스마스터'로 통하는 제파로프(울산현대)가 중원에 버티고 있다. 선발 출전이 예고됐으며 충분히 대표팀과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4-1-4-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우즈벡의 유연한 전술 변화도 기대된다.

상대가 시험무대 이상의 의미를 찾아야 대표팀에 더 이득인데 그런 부분에서도 이번 평가전은 나쁘지 않다. 우즈벡이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과 2015 아시안컵에서 잇따라 대표팀에 가로막힌 것을 생각하면 이번 한국전을 평가전 그 이상의 결과를 목적으로 둘 수 있다.

이미 우즈벡의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은 "무조건 승리하고 싶다는 마음뿐"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우즈벡 또한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과의 평가전이 첫 경기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폭력축구에 '진짜 강인함' 알려줄 기회

대표팀이 우즈벡전에서 이겨야 하는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열린 2015 태국 킹스컵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 포함 태국, 우즈벡, 온두라스 4개국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우즈벡은 대표팀을 상대로 이른바 '폭력축구' 사태를 일으켰다.

대표팀과 우즈벡이 맞붙은 대회 첫날 우즈벡의 공격수 토시리온 샴시디노프는 경기 도중 심상민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4차례나 때렸다. 격투기에서나 나올법한 그의 비신사적인 행동은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나중에 샴시디노프가 대표팀 숙소에 찾아와 사과하고 1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으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우즈벡의 한 어린 선수가 스포츠 정신을 내던지면서까지 다른 선수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동시에 세계 축구계에서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깎아내렸다는 점은 변치 않았다. 이날 이후 심상민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장난치듯 사과해 화가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트라우마가 생기면 어쩌느냐는 해석이 나올 정도로 그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대표팀이 직접 나서 진짜 강인함은 승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줄 때다.

임정혁 기자 (bohemian1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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