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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국군포로 가족 유서, 알고보니 '대필'


입력 2015.03.26 17:31 수정 2015.03.26 17:38        스팟뉴스팀

사인도 자살 아닌 '병사'…가족회가 주장했던 것과 달라

 탈북자 출신의 6·25국군포로가족회 소속 회원이 자살하며 국방부에 대한 불만을 담아 남긴 것으로 알려졌던 '유서'가 사실은 다른 회원이 작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사진은 가족회가 지난달 27일 국방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쓴 것이라며 언론에 제공한 유서 ⓒ연합뉴스 탈북자 출신의 6·25국군포로가족회 소속 회원이 자살하며 국방부에 대한 불만을 담아 남긴 것으로 알려졌던 '유서'가 사실은 다른 회원이 작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사진은 가족회가 지난달 27일 국방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쓴 것이라며 언론에 제공한 유서 ⓒ연합뉴스

지난 24일 탈북자 출신의 6·25국군포로가족회(이하 가족회) 소속 회원이 숨지며 남겼던 ‘유서’가 알고 보니 다른 회원이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숨진 회원의 사인이 자살이 아닌 병사였음이 밝혀졌다.

26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달 사망한 가족회 회원 주모 씨가 쓴 것처럼 유서를 꾸며 언론에 공개한 혐의로 6·25국군포로가족회 소속 회원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주 씨는 지난 달 24일 가족회 사무실에서 숨졌다. 당시 현장을 조사했던 경찰에 따르면 유서사무실과 그 밖에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27일 가족회는 국방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숨진 주 씨가 사망하며 남긴 유서라며 문서 하나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내가 혼자서라도 끝까지 1인 시위하다가 죽으면 내 시체라도 회원들이 둘러메고 우리 아버지들의 명예와 돌아온 자식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북한에서 오서 힘도 없다. 너무 안타깝고 분통하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가족회는 이 유서를 근거로 “국방부가 국가적 책무에서 국군 포로를 제외시켜 주 씨가 자살했다”고 주장하며 보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유서를 중심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유서는 숨진 주 씨가 쓴 것이 아니었다. 경찰 측은 가족회 소속 회원 중 하나가 ‘주 씨의 유서가 사실은 자신이 직접 쓴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회원은 "주씨가 생전 자주 했던 말을 적은 것뿐"이라며 처음부터 유서로 보이게끔 글을 쓴 것이 아니며, 이 문서를 유서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가족회가 주장한 것과 다르게 주 씨는 자살이 아닌 병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가족회는 “주 씨가 신경안정제 보름치를 술에 타 먹고 피를 토하고 죽었다”고 밝혔지만, 부검 결과 주 씨가 신경 안정제를 복용해오긴 했으나 사망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으며 병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문서를 유서로 보고 가족회 회원들의 행위를 위조로 단정 지을 수 있는지, 또 몇 명의 회원들이 가담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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