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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관피아'논란에 '성시경'까지


입력 2015.03.24 12:47 수정 2015.03.24 12:52        이충재 기자

금융권,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후보 내정에 기대와 우려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자료사진)ⓒ연합뉴스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자료사진)ⓒ연합뉴스
김용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농협금융 회장 후보 내정되면서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KB사태’ 이후 4대 금융지주는 물론 국책은행장과 4대 금융협회장까지 모두 민간 출신이 차지하면서 한풀 꺾인 관피아 시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행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냈다.

금융권에선 민간 금융회사 경험이 전무한 김 전 행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농협금융 경영뿐만 아니라 최근 민간 금융회사 출신 인사나 내부 인물을 CEO로 기용하는 금융권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 농협금융 회장 내정 역시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그동안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경제관료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인선 과정에서 ‘좋은 관치냐, 나쁜 관치냐’에 더 관심이 쏠렸을 정도다.

이에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임종룡 전 회장의 ‘전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임 전 회장 역시 선임 과정에서 관피아 논란에 시달렸지만, 경영 성과와 리더십 등 업무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김 전 행장의 내정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면서 “워낙 회장자리는 위에서 앉혀왔기 때문에 누가되더라도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잘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도 '성시경' 무대 열려?

김 전 행장의 내정을 두고 박근혜정부의 인사 코드로 회자하는 ‘성시경’인맥이 금융권에도 통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성시경’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으로 불렸던 이명박 정부의 인선에 빗댄 것으로 이번 정부들어 ‘성균관대-고시-경기고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김 전 행장이 성대 경제학과 73학번 출신으로 이번 내정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을 성대 출신 인사가 차지하게 됐다.

김 전 행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임종룡 금융위원장(행시 24회) 보다 한 기수, 진웅섭 금융감독원장(행시 28회) 보다 5기수 선배다. 윤종규 회장도 행시(25회) 출신이다.

다만 ‘성시경’의 마지막 축인 ‘경기고’ 출신의 경우, 금융권에선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 내각의 핵심인 이완구 국무총리와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안종범 경제수석도 성대 출신이다. 앞서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에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 등 성대 출신이 잇달아 금융회사 수장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2월 수출입은행장에서 퇴임한 김 전 행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 2년간 취업할 수 없다. 농협금융 회장직을 수행하려면 다음달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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