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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단' KIA 윤석민, 존중받아 마땅한 도전


입력 2015.03.06 11:14 수정 2015.03.06 10: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볼티모어 전력 외 통보로 사실상 MLB 진입 무산

과감한 포기 결단, 때론 실패 아닌 현명한 선택

윤석민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고 KIA로 복귀했다. ⓒ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고 KIA로 복귀했다. ⓒ KIA 타이거즈

윤석민(29)이 결국 KIA 타이거즈 복귀를 선언했다.

KIA는 6일 “윤석민이 4년간 총액 90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000만원으로 역대 FA 최고액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볼티모어 스프링캠프 초청명단에서 제외,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게 될 위기에 몰렸었다. 이로 인해 복귀설이 불거졌지만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KIA가 구단 관계자를 미국에 급파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2년 첫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당시 소속팀 KIA의 만류로 2년을 더 기다려야 했고, 완전 FA 자격을 얻고 나서야 어렵게 얻은 미국무대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안타깝게도 의도한 것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게 흘러가 미련이 남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민은 올해 29세로 투수로서는 전성기에 접어들어야 할 나이다. 국내에서 정상급 에이스로 오랫동안 군림했던 투수가 마이너리그에서 무명의 연습생들과 함께 기약 없는 메이저리그의 콜업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한국야구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게다가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이례적으로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한 달 전 윤석민의 명단 제외를 발표했다. 사실상 윤석민을 전력에서 완전히 제외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볼 때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입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쪽에 가깝다.

꿈을 향한 도전은 물론 존중받을 가치가 있지만, 이 길이 아니다 싶었을 때 과감하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것도 용기다.

축구의 박주영(30) 사례도 좋은 교훈이다. 한국축구 정상급 공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주영은 2011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클럽인 아스날에 입단하면서 축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박주영은 3년간 아스날에서 주전경쟁에 철저히 밀렸고 출전기회도 얻지 못하다가 2014년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박주영은 현재 중동리그에 잠시 몸을 담기도 했으나 현재는 무적 신분이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존재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든 한국 프로야구든 이름값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윤석민으로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마음껏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무대에서 실패하고 돌아왔다고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에서도 경험을 쌓고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실패는 그저 실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윤석민의 결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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