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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도전 실패가 한국야구에 던진 교훈


입력 2015.03.06 10:15 수정 2015.03.07 07: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해 마이너리그서도 고전, 국내행 결심

철저한 준비, 최고의 기량 갖춰야 갈 수 있는 무대

윤석민의 국내 유턴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한다. ⓒ KIA 타이거즈 윤석민의 국내 유턴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한다. ⓒ KIA 타이거즈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던 윤석민(29)이 1년여 만에 마음을 돌려 친정팀 KIA에 복귀한다.

KIA 타이거즈는 6일 윤석민과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000만원 등 4년간 총 9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 계약을 체결한 윤석민은 메이저 무대를 밟는 것은 고사하고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올 시즌부터 적용될 ‘마이너 거부권’ 조항은 결국 독이 돼 스프링캠프에도 초청받지 못했고, 사실상 방출 자원으로 분류됐다.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가 한국 야구에 던진 교훈은 뚜렷하다. 빅리그의 벽은 높고, 선수를 평가하는 스카우트 및 구단들의 눈은 객관적이고 정확했다는 점이다.

2013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획득한 윤석민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찌감치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를 선임한 까닭에 좋은 조건과 자신에 맞는 팀에 입단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1년 전 같은 보라스 사단의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6년간 36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던 터라 윤석민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됐다.

하지만 윤석민을 원하는 구단은 그리 많지 않았다. 미네소타가 한때 물망에 올랐지만 정작 계약 협상에서는 발을 빼는 모습이었다. 미국 현지에서의 평가도 높지 않았다. 당시 ‘야후 스포츠’는 FA 선수들 가운데 윤석민을 선발 투수 13위, 그리고 전체 35위에 올렸다. 그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투수 자원이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하위권으로 평가받은 셈이다.

이유는 뚜렷했다. 윤석민을 지켜본 여러 구단들은 선수의 몸 상태와 기량에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윤석민은 FA 자격 획득 시즌이었던 2013년 87.2이닝만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투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어깨 부상이 원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월에 가서야 계약이 이뤄졌고, 윤석민을 품에 안은 구단은 볼티모어였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달았다.

먼저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3년간 보장연봉 557만 5000달러(약 59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옵션이 750만 달러(약 80억원)에 이르렀다. 과도한 옵션은 선수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옵션 내용 또한 출전 경기 수에 따른 보너스 지급이었기 때문에 메이저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달성할 수 없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결국 윤석민은 지난해 연봉 75만 달러와 사이닝 보너스 67만 5000달러만을 챙기는데 그쳤다. 옵션 포함 1300만 달러 중 10분의 1 정도만을 수령한 셈이었다.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한 선수들은 윤석민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KBO리그의 대표 좌완인 김광현과 양현종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김광현은 계약 과정에서 굴욕감을 맛봤고, 포스팅비가 턱없이 낮았던 양현종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준비와 최고의 몸 상태, 그리고 뛰어난 기량까지 모두 갖춰야만 허락되는 무대임이 입증됐다. 윤석민은 부상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김광현은 부상 경력, 양현종은 기량 미달로 꿈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메이저리그의 눈은 정확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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