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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도 반한 '킹스맨' 한국 관객 반응 '이례적'


입력 2015.03.04 09:52 수정 2015.03.04 11:07        부수정 기자

영국 대표 배우 콜린 퍼스·태론 에거튼 열연

매튜 본 감독·마크 밀러 합작 스파이 액션물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돌아서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전개, 박진감 넘치는 액션, '비주얼 덩어리' 배우들. 관객들은 상영시간 내내 스크린에 푹 빠지는 몰입감을 맛본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 다시 볼래!"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다. '킹스맨'이 국내 극장가를 장악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관객 7만8270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353만6528명을 기록했다.

영화는 지난달 28일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2007년 '300'이 기록한 292만명은 9년 만에 깨졌다. 실시간 예매율(4일 오전 9시50분 기준)은 25.9%로 압도적 1위다. 예매율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내 영화는 '순수의 시대'(16.4%)뿐이다. '킹스맨'은 일일 박스오피스에서 설 극장가 1위를 차지한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도 제쳤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스틸.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스틸.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달라도 다른' 스파이 액션물
작가 마크 밀러의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킹스맨'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의 매튜 본 감독이 연출했다. 베테랑 스파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신참 에그시 프라이스(태론 애거튼)를 주축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동네 백수 청년이었던 에그시가 해리의 도움으로 국제 비밀정보기구인 킹스맨에 입문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기존 스파이물에서 볼 수 있었던 뻔한 액션을 과감하게 비틀었다는 거다. '킹스맨'엔 칼로 사람 몸을 토막 내는 모습, 대학살 신 등 잔인한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도 부담스럽거나 거북하지 않다. 보기 무섭다고 "꺅!" 소리 지르는 여성 관객들도 보기 힘들다.

가장 잔인한 장면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감독의 능력이 탁월하다. 화려한 액션에 유머를 집어넣었고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대학살 신과 극 후반부 '폭죽 놀이' 장면, 해리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며 불량배들을 해치우는 신에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 음악과 어우러진 색다른 액션은 심장을 '쿵쿵'거리게 했다.

영국 배우들의 향연 '매력 만점'
젠틀한 콜린 퍼스와 신예 태론 에거튼의 매력도 흥행 요인이다. 잘 빠진 명품 슈트를 입은 영국 신사 스파이가 펼치는 액션은 '여심'을 강타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 영화에 첫 도전한 콜린 퍼스는 '테이큰' 시리즈의 리암 니슨에 이어 '중년 액션'이 얼마나 우아하고 멋있는지 깨닫게 해준 장본인이다.

로맨스물에서 따뜻한 미소만 지을 줄 알았던 그가 강렬한 액션도 소화하다니. 우월한 기럭지와 감히 넘볼 수 없는 '슈트발'은 환상적이다. "콜린 퍼스의 슈트 포르노", "콜린 퍼스 때문에 슈트를 사고 싶어졌다", "남잔데 콜린 퍼스에게 반했다" 등의 관객 평이 이어진다.

마성의 매력을 지닌 태론 에거튼의 발견도 영화의 큰 수확이다.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매력. 여기에 여유 넘치는 모습까지. 안 넘어갈 여자가 없다. 여성 관객들은 "에그시의 미소만 보면 흐뭇하다", "이런 훈남이 있었다니, 딱 내 스타일", "당신을 브리티쉬 귀요미로 임명합니다"며 열광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스틸.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역대 청소년 관람불과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영화 스틸.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덕후' 속속 등장해 열광
인기 덕분일까. 인터넷에선 '킹스맨 덕후'(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을 뜻함)라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디씨인사이드의 해외연예 갤러리에는 영화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영화 공식사이트에 나온 '젠틀맨 가이드'를 번역한 것에서부터 캐스팅, 촬영 비화, 원작 내용 등 30여 개에 달하는 '깨알 스토리'가 올라와 있다.

영화에 나온 명품 슈트, 넥타이, 구두, 액세서리, 만년필 등도 '덕후 자극' 포인트다. 중년의 콜린 퍼스와 껄렁껄렁한 귀요미 태론 에거튼의 '남남 케미스트리' 역시 덕후들을 설레게 했다.

'덕후'의 눈으로 영화를 봤다는 한 누리꾼(아이디 ssna***)은 "콜린 퍼스에게 반한 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아쉬워했고, 다른 누리꾼(apri***)은 "기대 하지 않고 봤는데 침을 질질 흘리며 봤다"며 "덕후를 양성하는 데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SNS에서는 영화 콘텐츠를 활용한 각종 팬 픽션, 카툰, 아트도 올라온다.

홍보사 호호호비치의 한 관계자는 "오락성, 장르성, 작품성 등 삼박자가 잘 어우러졌다"며 "007·본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스파이 액션물이라 인기를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불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영화 시사회를 폭넓게 진행했다"며 "영화 속에 나오는 액션 영상 등을 다양한 형태로 노출한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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