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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여성' 로우지·사이보그, 다른 세계 속 절대강자


입력 2015.03.02 09:46 수정 2015.03.02 10: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로우지, 랭킹 1위 진가노마저 14초 만에 격퇴

다른 체급의 '사이보그' 저스티노가 대항마?

[UFC]당장은 로우지와 사이보그의 세기의 빅매치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 ⓒ 게티이미지 [UFC]당장은 로우지와 사이보그의 세기의 빅매치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 ⓒ 게티이미지

UFC 여자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28·미국)의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른다.

챔피언 로우지는 1일(한국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UFC 184'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1위’ 캣 진가노(32·미국)와 격돌했다.

로우지와 마찬가지로 무패행진 중이던 진가노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투지 넘치는 도전자로 ‘혹시나’하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결과는 ‘역시나’로 끝났다.

1라운드 공이 울리기 무섭게 진가노는 패기 있게 로우지를 향해 돌격했다. 무릎을 뻗으며 기세 좋게 로우지의 몸통을 노리는 동시에 테이크다운까지 시도했다. 웬만한 선수 같았다면 크게 당황해 리듬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로우지는 달랐다. 역으로 진가노를 뒤집으며 백포지션을 점령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진가노는 탈출을 위해 발버둥 쳤지만 이를 지켜보던 로우지는 냉정하게 암바 기술을 작렬해 경기를 끝냈다. 기대를 모았던 로우지의 타이틀 5차 방어가 불과 1라운드 14초 만에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론다의 이전 최단시간 승리 기록은 UFC 175 알렉시스 데이비스전에서의 1라운드 16초. 하지만 이번엔 진가노를 14초 만에 제압, 자신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완력과 암바 위주의 단순한 패턴을 지적받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고전할 것이라는 일부의 평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오히려 타격과 그라운드의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잡혀 도전자들과의 장벽을 더 높게 쌓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로우지가 랭킹 1위 진가노까지 격퇴, 상위랭커 5명(미샤 테이트·알렉시스 데이비스·사라 맥맨·사라 카프만)을 모두 꺾은 챔피언이 됐다. 명실상부 완벽한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로우지의 경기가 끝나면 늘 나왔던 것처럼 ‘과연 대항마는 누가 될 것인가’라는 문제는 또 화두가 되고 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이날 같은 대회서 경기를 치른 홀리 홈(33·미국)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그녀의 UFC 데뷔전을 지켜본 팬들은 “아직 멀었다”는 혹평을 퍼부었다.

여자복싱계 레전드이자 킥복서로도 활약했던 홈은 뛰어난 타격능력을 인정받으며 UFC 입성 이전부터 로우지의 대항마로 거론됐다. 로우지의 파워 그래플링이 무시무시해 같은 그라운드 계열보다는 극강의 타격가가 상대성에서 더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홈은 라켈 페닝턴(26·미국)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오소독스(orthodox)인 페닝턴은 사우스포인 홈을 맞아 시종일관 전진 스텝을 밟으며 패기 있게 들어가고 또 들어갔다. 조금의 틈만 있으면 거침없이 주먹을 휘둘렀고 부지런하게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반면 홈은 복서 출신답게 사이드스텝을 최대한 활용한 거리싸움에서 페닝턴을 압도했다. 페닝턴의 인파이팅은 상당히 위협적이었지만 신장과 리치에서 앞서는 홈이 스텝까지 적극 활용하자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 어려웠다. 유일한 변수라면 그래플링이었지만 홈이 클린치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승부를 경기 내내 스탠딩으로 몰고 갔다.

홈은 타격가답지 않게 클린치 공방전시 중심을 낮춘 채 겨드랑이를 능숙하게 파면서 페닝턴의 공격무기 중 하나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중간 중간 복부를 향해 날아드는 펀치와 니킥도 페닝턴을 힘들게 했다. 결국, 페닝턴은 상당한 선전에도 1-2 석패했다.

그러나 당분간 로우지 대항마로 이름을 올리기는 어렵게 됐다. 이날 보여준 둘의 경기 내용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홈은 무수한 정타를 페닝턴에게 날렸지만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 사이드스텝은 훌륭했지만 정작 빈틈을 노리고 들어가는 펀치 파워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포인트쌓기용 공격으로는 로우지에게 데미지를 입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홈은 페닝턴의 테이크다운을 적절히 잘 막아냈고 빈틈에 많은 타격을 꽂아 넣었지만 로우지는 그와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로우지의 파워 그래플링은 힘 좋은 레슬러들조차 간단하게 메다 꽂아버릴 정도로 압도적이며 완력과 맷집 또한 남다르다.

아무리 정확하고 간결한 타격을 보유했다고 해도 페닝턴전에서 보여준 위력이라면 로우지를 전혀 긴장시킬 수 없다. 그나마 믿을만한 기술로는 하이킥이 있지만 페닝턴에게도 제대로 적중시키지 못한 것을 감안했을 때, 정확한 타이밍에서 로우지를 맞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로우지보다 하루 앞서 인빅타FC 페더급 1차 방어전을 치른 크리스 '사이보그' 저스티노(30·브라질)를 또 언급하고 있다.

로우지 등장 이전부터 세계 최강의 여자파이터로 불렸던 사이보그는 특유의 근육질 몸매가 뿜는 중성적 매력(?)으로 ‘탈여성’으로 불리고 있는 괴물이다. 스탠딩-그라운드에 고루 능한 사이보그는 약점을 찾기 어려운 데다 가공할 타격파워로 여자부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이를 입증하듯 샤메인 트윗(37·캐나다)과의 페더급 1차 방어전에서 불과 46초 만에 간단히 끝냈다. 트윗은 과감하게 타격 맞불을 놓았지만 사이보그의 타격 파워는 남성을 연상케 했다. 몇 번의 펀치가 오가기 무섭게 트윗은 삽시간에 피투성이가 됐다.

물론 당장은 로우지와 사이보그의 세기의 빅매치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 매치업이 주는 무게와 흥행은 확실하지만 체급 자체가 달라 성사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로우지와 사이보그는 꾸준히 장외설전을 통해 서로를 공격하고 있을 뿐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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