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 아닌 지성?…여성 제품 '완판' 이례적
'킬미, 힐미'사용 제품 매출 상승
화장품·의류서 품절 잇따라 '방긋'
#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애청자인 직장인 김정아 씨(가명·28·여)는 지성이 입고 나온 잠옷을 구입했다. 극 중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차도현이 17세 인격 안요나로 분했을 때 걸친 옷으로 발랄한 여고생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김씨는 "지성이 정말 귀여웠다"며 "방송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잠옷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지성이 '완판남'이 됐다. '완판'이란 유명 연예인이 입고 나오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이 인기를 끌어 매장에서 완전히 팔리는 것을 뜻하는 속어. 주로 여성 스타들이 '완판녀'로 불리곤 한다. 남자 배우가 '완판남'으로 등극한 사례는 몇 있지만, 여성 메이크업과 의류 제품에서 매출 증가 효과를 일으킨 건 이례적이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된 제품은 '요나 틴트'다. 지성은 여고생 요나를 표현하기 위해 분홍색 스쿨룩과 어울리는 핫핑크 컬러 틴트를 입술에 '톡톡' 발랐다. '입술 미남'을 만난 틴트는 입술에 매끄럽게 녹아들었고 지성의 뽀얀 피부와 어우러져 '요나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특히 입을 살짝 벌리고 새침한 표정으로 틴트를 바르는 지성의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요나 틴트'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지성이 사용한 틴트는 헤라 쉬어홀릭 팝틴트 1호 마릴린 핑크다. 협찬받은 게 아닌, 지성 측 메이크업 담당자가 갖고 있던 제품이 우연히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헤라 측에 따르면 1월부터 2월까지 이 제품이 기록한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백화점 144.5%, 온라인 185.3%로 나타났다. 헤라 관계자는 "요나 틴트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며 "반응이 뜨거워 제품을 사려는 예약자가 많은데 구하기 힘들 정도다"고 전했다.
두 번째 완판 제품은 '세기 아이라이너'다. 도현의 터프한 인격 신세기가 바르는 아이라이너는 차가운 '옴므파탈' 세기의 성격을 드러낸다. 눈가를 깊고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브라운 계열의 스모키 화장으로 표현하는 게 포인트.
'세기 라이너'는 제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네티즌 수사대'가 출동했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MBC 측은 최근 '세기 라이너'의 힌트가 담긴 스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바닐라코의 트리플 원더 오토 젤 라이너다. 온라인에서는 "세기처럼 또렷한 눈매를 만들어준다"는 찬양 글이 이어지고 있다.
바닐라코 마케팅팀 관계자는 "방송이 나간 후 일부 매장에서 완판이 됐다"며 "판매 증가율은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고 내부에서 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완판 제품'은 '요나 토끼잠옷'이다. '킬미, 힐미' 9회에서 오리진(황정음)과 티격태격할 때 요나가 입고 나왔다. 핑크빛 입술, 웨이브 머리, 헤어핀으로 무장한 그가 입은 잠옷은 귀엽고 발랄한 요나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이번에도 잠옷 브랜드를 밝히려는 누리꾼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해장 잠옷은 댑 코리아 제품으로 여성 후드 원피스와 바지로 구성됐다. 온라인몰에서는 이미 품절됐고, 재입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요나 잠옷을 검색하면 "요나 잠옷 착용 후기 올려요", "요나 잠옷 공동구매하자", "요나 잠옷 구해요" 등의 글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
댑 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로 나오진 않았지만 드라마 방송 후 판매율이 상승했다"며 "온라인몰 상품이 다 팔려 매장 제품이 온라인으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사 측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나무엑터스 관계자는 "'요나가 쓴 제품이 유행하면 재미있겠다'고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 놀랐다"면서 "해당 제품과 관련해 소속사에도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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