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프로농구 베테랑 전성시대 '노장은 없다'


입력 2015.02.27 16:23 수정 2015.02.27 16:2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양동근·문태영·김주성·문태종 등 노장들 종횡무진

노장의 기준 바꾼 성적..후배들의 다양한 롤 모델

프로농구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노장 4인방 양동근(왼쪽부터), 문태영, 김주성, 문태종. ⓒ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 /창원 LG 프로농구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노장 4인방 양동근(왼쪽부터), 문태영, 김주성, 문태종. ⓒ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 /창원 LG

양동근(34), 문태영(37·이상 울산 모비스), 김주성(36·원주 동부), 문태종(40·창원 LG) 등은 올 시즌 프로농구 코트를 호령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이르면 30대 중반, 많게는 불혹을 바라보는 이 선수들은 예년 같으면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기다. 하지만 이들은 올 시즌 변함없는 기량으로 소속팀에서 당당한 주전이나 해결사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믿음직한 베테랑이기도 하다. 또 이들이 활약하고 있는 소속팀은 모두 올 시즌 프로농구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베테랑들의 활약을 바라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양동근, 김주성, 문태종은 비시즌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 실제로 몇몇 젊은 선수들의 경우, 대표팀 복귀 이후 부상과 슬럼프에 빠지며 대표팀 후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대표팀 '맏형'급들은 오히려 시즌에 돌입해서도 녹슬지 않은 활약으로 젊은 후배들을 무색케 한다. 양동근과 김주성은 올 시즌 소속팀이 치른 전 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특히 양동근은 경기 평균 출전시간이 35분 14초로 올 시즌 프로농구 전체 1위다. 연장전 포함 40분 이상을 소화한 경기도 6차례나 되다. 그야말로 철인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기량도 전혀 녹슬지 않았다. 양동근은 경기당 11.7점 4.9어시스트, 김주성은 11.9점 6.5리바운드 3.0 어시스트로 예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문태종은 시즌 초반 체력적 부담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후반기 들어 점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당 12.4점 38.8%의 3점슛 성공률로 자기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원숙해지는 모습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대목이다. 양동근은 프로 초창기만 해도 정통 포인트가드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조율과 패싱 능력도 한층 향상됐다.

현재 KBL에서 양동근보다 경기운영이 뛰어난 포인트가드를 찾으라고 하면 쉽게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더구나 양동근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도 20대 젊은 선수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수비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주성은 올 시즌 중장거리슛과 패스에 좀 더 재미를 붙인 모습이다. 과거에는 빅맨 본연의 플레이에 좀 더 충실했다면 올 시즌에는 3점슛 시도와 성공률(12/32)이 더 향상됐고 중거리 슛의 비중도 늘었다.

정통 포인트가드가 부족한 팀 사정상 필요할 때는 김주성이 탑에서 부분적으로 볼을 배급하는 포인트 포워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아시안게임 우승과 국가대표팀 은퇴로 인한 심리적인 안정감도 김주성이 부담 없이 100%의 기량을 쏟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과거에는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선수들이 정점에서 내려오는 시기로 꼽혔다. 기록은 괜찮아도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저하되거나, 혹은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의 결점이 두드러지며 팀의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주전에서 밀려나 벤치에서 궂은일을 맡는 것이 베테랑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허재, 서장훈, 주희정, 이상민 같이 나이 먹어서도 충분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베테랑에 대한 개념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양동근과 김주성, 문태영-문태종 같은 선수들은 여전히 20대 못지않은 활약을 팀을 이끌며 건재를 과시하는 선수들이다. 지켜보는 후배 선수들로선 프로에서 어떻게 연륜을 쌓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양한 롤 모델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