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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을질' 집합소…'풍문으로 들었소'


입력 2015.02.25 09:29 수정 2015.02.25 12:44        부수정 기자

안판석 PD·정성주 작가 의기투합

유준상·유호정·이준·고아성 출연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만난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23일 첫 방송됐다. ⓒ SBS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만난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23일 첫 방송됐다. ⓒ SBS

남부러울 것 없는 최상류층 집안. 품위 있고 고고한 이 집안이 고등학생 아들의 '패기 넘치는 불장난'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 세습을 꿈꾸는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 의식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JTBC '아내의 자격'과 '밀회'의 콤비 안판석 PD, 정성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지난 2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안 PD는 "갑질과 을질을 풍자하는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안 PD는 이어 "한국이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사회 계급이 굳어지면서 생겨나는 계급 문제(갑과 을)를 다뤄볼 만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코미디 요소가 있는 진짜 웃긴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안 PD와 정 작가는 배우들이 함께 일해보고 싶은 제작진으로 꼽힌다. 배우들은 두 사람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연기자를 대표해 나선 유준상은 "배우들이 대본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출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최상류층인 한정호·최연희 부부를 통해 "내가 제일 잘 났다"고 으스대던 특권층의 허상을 하나둘씩 까발린다. 한정호는 배우 유준상이 연기한다. 정호는 최고의 귀족교육을 받고 자라 현재는 법무법인 한송의 대표. 논리의 제왕이자 의전의 달인으로 어마어마한 재력을 자랑한다.

"상당히 민감한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예요. 많은 것들을 움직이는데 실체가 잡히지 않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준을 넘어 상상하지 못했던 갑의 문화를 캐보고 싶어요.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만드는 작품이에요."

유준상의 아내이자 최고의 귀부인 최연희는 유호정이 연기한다. 재색을 겸비한 연희는 뭇 상류층 여인들의 선망과 질시의 대상. 고등학생 아들 한인상의 불장난으로 인해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는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1초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유호정은 "안판석 감독님과 정성주 작가님의 작품에 꼭 한 번 출연하고 싶었다. 제 결정을 믿고 출연한 결과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만난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23일 첫 방송됐다. ⓒ SBS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만난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23일 첫 방송됐다. ⓒ SBS

고등학생 신분으로 졸지에 부모가 된 한인상과 서봄은 이준과 고아성이 연기한다. 두 사람의 풋풋하고 용감한 사랑은 특권층을 비꼬는 실마리가 된다.

최연희·한정호 부부의 아들 한인상은 부모님 속 한 번 썩인 적 없는 모범생. 부모님 말씀은 법이고 자신이 귀족인 줄 알다가 사랑스러운 여학생 서봄을 만나 험난하면서도 예쁜 사랑을 한다.

"맑고 깨끗한 캐릭터"라고 배역을 소개한 이준은 "극 중 인상이 겪은 일을 후배가 경험했다"며 "그 상황을 지켜봤기 때문에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말했다.

출연 계기에 대해선 "감독님과 작가님이 훌륭하신 분들이라 주변에서 대본도 안 보고 그냥 하라고 했다"며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가 최근 일어난 갑질과 관련된 일들을 풍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2 '공부의 신'(2010) 이후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고아성은 이전보다 훨씬 사랑스러워졌다. 그가 연기하는 서봄은 귀공자인 한인상(이준)과 사랑에 빠지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냉대와 엄중한 감시를 받는다. 그럼에도 맞는 말만 하는 당찬 캐릭터로 고등학생 신분으로 인상의 아이를 임신한다.

고아성은 "시놉시스를 읽다가 침대에서 떨어질 정도로 재밌었다"며 "오랜만의 복귀라 살짝 불안하기도 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아는 스태프들이 꽤 있어서 편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안 PD에 대한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감독님의 위트와 유머 감각에 반했습니다. 출연 방식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요. 보여줄 듯 말 듯하는 기법을 쓰시는데 드라마에선 파격적인 연출이죠. 드라마에 대한 불안감을 기우였습니다."

고등학생이 출산하는 장면에 대해선 신중히 고민하고, 철저히 조사해서 촬영에 임했다고. "출산은 드라마에서 본 게 다였어요. 이번에 준비하면서 유튜브 영상에서 출산 영상을 다 찾아봤는데 그간 봤던 출산 장면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찍었어요."

가정 분만 전문가가 직접 나서 촬영에 힘을 보탰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진짜처럼 해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찍을 때 여자 스태프분들이 많이 우셨어요."

장현성은 서봄(고아성)의 아버지 서형식으로 분한다. 중산층에서 갑작스레 하층민이 된 형식은 순박하면서도 뻔뻔하고, 또 비굴하게 계산 속을 드러내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현성은 "안 PD가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열매가 달콤할까?'라는 말을 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연출자는 처음 봤다"고 안 PD를 치켜세웠다.

윤복인은 서봄의 엄마 김진애를, 방송인 백지연은 최연희(유호정)의 대학 동창이자 재계 2위 대승 그룹 장회장의 아내 지영라를 연기한다.

드라마는 첫 방송 이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 화제성 면에서는 성공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오랜만에 보는 블랙 코미디"라는 긍정적인 평도 있는 반면, "고등학생들의 혼전 임신이 불편했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1,2회 시청률은 7.2%와 8.1%(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해 월화극 2위를 차지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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