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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이색 행보…'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천!


입력 2015.02.09 09:29 수정 2015.08.12 10:17        민교동 객원기자

'문화대통령' 베일 벗고 예능 출연에 집공개까지

최근 딸 얼굴까지 공개하며 친대중적 변화 시도

서태지의 탈 신비주의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서태지 페이스북 서태지의 탈 신비주의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서태지 페이스북

지난 2000년 9월 서태지가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지난 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식 해체한 뒤 미국에서 지내며 4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서태지가 오랜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선 것. 당시 서태지의 행보는 하나하나가 모두 화제를 양산했다. 여전히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부터 이어져 온 팬 층이 두터운 데다 갑작스런 해체로 인한 화제 유발력은 더욱 컸다. 입국 당시 서태지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이 모두 화제가 됐을 정도다.

그가 들고 온 컴백곡 ‘울트라맨이야’는 엄청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서태지의 컴백 기자회견이 2000년 9월 서울 정동 A&C홀에서 열렸다. 엄청난 인파가 몰린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연예부 기자가 된 지 얼마 안 된 필자는 엄청난 규모의 기자회견에 살짝 위축이 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드라이아이스 안개와 화려한 음향효과가 그의 등장을 알렸고 검은색 모자에 회색 니트 티셔츠를 입고 있던 서태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욱 눈길을 끈 대목은 컴백 기자회견이 열린 정동 A&C홀 바로 옆에 위치한 예원학교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정동 A&C홀은 예원학교와 붙어 있어 학교 교실에서 창밖으로 정동 A&C홀 출입문이 보인다. 서태지가 나타나자 예원학교 학생들이 창문에 몰려들어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다.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서태지에 대한민국 예술교육의 산실인 예원학교 학생들이 열광한 셈이다.

그렇게 서태지는 다시 대한민국 연예계로 돌아왔고 솔로 가수로 컴백한 지도 벌써 15년여가 흘렀다. 컴백 이후 서태지는 공연을 중심으로 한 활동에만 집중해 왔다. 간혹 TV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그는 조용히 음반작업을 갖고 음반이 나오면 크고 작은 공연으로 팬들을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만 활동해왔다. 그러다 보니 음반과 공연 등 공식적인 활동 이외의 영역을 공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매스컴과의 인터뷰도 거의 없었으며 사생활이 공개되는 일은 더더욱 적었다. 15년가량 솔로 가수로 활동해왔지만 그가 여전히 활동을 중단한 채 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일 만큼 서태지는 신비주의 스타의 대명사가 됐다.

평소에도 외부 생활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태지는 추자도에서 낚시를 즐긴다고 알려진 게 거의 유일한 사생활 노출이었을 정도다. 그의 신비주의는 CF에서도 활용되기도 했다. ‘태지폰’ 출시 당시 CF로 태지폰으로 서태지의 노래를 듣는 소녀 팬이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서태지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근데 아저씨 누구세요?”라고 묻는 ‘서태지 굴욕 CF’가 화제가 된 것.

“난~ 알아요”를 외치는 서태지에 소녀는 “아저씨! 난 몰라요”리고 화답하고, “됐어! 됐어!”를 부리는 서태지에 소녀는 “됐거든요. 되긴 뭐가 돼?”라며 타박을 준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CF 속 서태지를 알아보지 못하는 소녀가 바로 요즘 대세인 심은경이라는 것.

이런 서태지의 신비주의에도 어느 정도 사정은 있었다. 바로 이지아와의 결혼과 이혼이라는 커다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사생활 공개를 꺼려왔던 것. 그렇지만 이미 미국에서 몰래 결혼했던 이들이 이미 이혼을 했으며 국내에서 이혼 소송 중이라는 사실이 지난 2011년 공개됐다. 서태지는 물론이고 이지아 역시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 있던 터라 이들의 비밀 결혼 및 이혼은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건넸다. 그렇게 서태지의 신비주의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이후 서태지는 2013년 5월 자신의 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을 통해 배우 이은성과의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이지아와의 비밀 결혼 및 이혼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고 2년여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로 잠정적인 은퇴 시점에 결혼했던 이지아와의 관계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지만 솔로 가수로 컴백해 연예계에서 활동 중인 시점인 터라 그랬는지 서태지는 당당히 이은성과의 결혼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은성이 출산했을 당시에는 자신의 절친 김종서, 부인 이은성의 절친 박신혜 등과 함께 산후조리원을 찾는 모습이 매스컴에 공개되기도 했다.

비밀 결혼 및 이혼 사실이 알려진 뒤 오히려 더 움추려 들었던 서태지는 이렇게 결혼과 동시에 부쩍 대중들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아빠가 된 뒤에는 더욱 더 대중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젠 신비주의 스타가 아닌 대중 밀집형 스타로 분류해되 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서태지가 아빠가 된 2014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선 10년여 만에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젠 직접 자신의 SNS에 글을 남기기도 하며 콘서트 준비 과정을 사전에 공개하기도 했다. 심지어 '무한도전'을 통해 자신의 집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태지의 평창동 집은 건축이 시작된 시점부터 화제를 양산해온 공간이다. 넓은 주차공간과 수영장, 그리고 스튜디오까지 구비 돼 있는 300평대의 저택이다. 공사 당시 관계자들은 아이를 위한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고 밝혀 서태지의 결혼설이 처음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서태지는 해당 대지를 구입해 공사를 진행하며 현재의 집이 완공될 즈음 이은성과의 결혼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이미 집을 짓기 시작할 무렵 이은성과의 깊은 관계였으며 결혼과 출산까지 감안해 그 집을 설계했던 것이다.

당연히 평창동 집은 서태지 신비주의의 최후의 보루다. 그 이전에는 서태지 빌딩이 그랬다. 지하에 스튜디오와 연습실이 구비돼 있다고 알려진 서태지 빌딩은 서태지가 사용하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서태지 신비주의의 본산이었다. 그런데 서태지가 바고 그 신비주의 최후의 보루인 평창동 집을 매스컴에 공개한 것이다. 사실 방송에서 집을 공개하는 스타들은 상당히 많지만 신비주의 스타로 분류되는 이들 가운데에는 단 한 명도 집을 공개한 이가 없다. 그런데 신비주의 스타의 완성체였던 서태지가 자신의 집을 공개한 것이다.

가요계의 관심은 서태지가 2015년 보여줄 행보에 집중됐다. 계속적으로 대중 가까이에 다가서는 모습을 선보일지, 아니면 잠시의 외출을 마치고 다시 자신만의 세계로 되돌아가 다음 음반 발매 시점까지 잠행을 이어갈 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5년 2월 1일 또 다시 대형 사고를 쳤다. 자신의 트위터에 “대체 이게 누구 딸이랴~”라는 글에 ‘앞발의 삑뽁’이라는 제목까지 붙여 딸의 사진을 공개한 것. 심지어 자신의 딸임을 강조하기 위해 딸의 포즈와 비슷한 자신의 사진까지 함께 게재했다. 그냥 봐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아빠 서태지를 매우 닮은 딸’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딸이 뒤집기를 한 기념으로 올린 사진이라는 데 기어가기 시작하거나 걸음마를 시작하면 아예 동영상까지 올릴 기세다.

아이를 매스컴에 공개하는 것으로 서태지의 탈 신비주의 행보는 다시 시작됐다. 집 공개보다 아이 공개는 한 단계 더욱 진보된 탈 신비주의 행보다. 아니 2세 공개는 사실상 탈 신비주의의 마지막 단계다. 아이를 매스컴에 공개하지 않아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악성 루머가 나돌아도 끝까지 아이를 공개하지 않은 톱스타 부부도 있을 정도다. 사실 평소 신비주의 스타로 분류되지 않던 이들 톱스타 부부도 끝까지 2세 공개는 꺼렸다. 그런데 서태지는 이제 그들보다도 한 발 더 앞서 나간 셈이다.

이로써 서태지는 2015년에도 확실한 탈 신비주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요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러다 서태지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아직까진 신비주의의 여진이 남아 있어 이런 얘기가 우수개소리로 오가고 있지만 또 모를 일이다. 정말 서태지가 삑뽁이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지도.

여하튼 돌아온 서태지에게 대중은 열광하고 있다.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소탈한 딸 바보로 대중 곁으로 돌아온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서태지는 신비로운 존재가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우리 시대의 가수로 돌아왔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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