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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에 1-2 석패 ‘우승 놓쳤지만 실패 아니다’


입력 2015.01.31 20:59 수정 2015.02.02 10:25        데일리안 스포츠 = 이한철 기자

손흥민,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

연장서 1골 실점하며 아쉬운 패배

한국이 홈팀 호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 연합뉴스 한국이 홈팀 호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확 달라졌다. 잘 싸웠지만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엔 2% 부족했다.

한국은 31일(한국시간) 시드니 스타티움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1-1 동점을 이룬 뒤 연장 승부에서 1골을 더 내줘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

이로써 한국은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우승 기회는 미루게 됐다. 개최국 호주는 한국을 꺾고 AFC 가입 10년째를 맞아 이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반 중반까지 양 팀 모두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몇 차례 슈팅이 오갔지만, 대체로 중원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지면서 쉽게 골문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경기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반 23분에는 기성용의 프리킥을 곽태휘가 헤딩으로 연결해 상대 골문을 노려봤지만 살짝 옆으로 빗겨갔다.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는 호주의 팀 케이힐의 위협적인 슈팅을 김진현이 잘 막아냈다.

막판에는 손흥민이 남태희와 차두리의 도움을 받아 두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듯했다. 전반 42분에도 ‘캡틴’ 기성용의 프리킥으로 공격 주도권을 이어갔다.

하지만 먼저 샴페인을 터뜨린 쪽은 호주였다. 마시모 루옹고가 아크 정면에서 찬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가른 것. 이번 대회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던 한국이 내준 첫 번째 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풀지 못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선취골을 넣은 뒤 수비를 강화한 호주의 수비벽은 유난히 높게 느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남태희 대신 이근호, 박주호를 대신 한국영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기성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오면서 공격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또 막판에는 이정협을 빼고 김주영을 투입시키고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슈틸리케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곽태휘가 전방에서 연결한 공을 한국영과 기성용을 거쳐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이 이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결국 두 팀은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가야 했다.

연장에 들어선 두 팀은 다시 공격적인 플레이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하지만 홈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앞세운 호주가 한 발짝 더 앞섰다.

연장전반 막판 호주는 주리치가 치열한 몸싸움 끝에 우측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려줬고, 골키퍼 김진현의 손을 맞고 튀어 나온 것을 트로이시가 밀어 넣으면서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를 갈랐다. 한국 선수들은 연장 후반 동점골을 넣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동국, 김신욱, 이청용, 구자철 등이 대회 전부터 조별예선을 거치면서 줄줄이 이탈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결승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의리축구의 아픔을 날려 버리고 다시 공정한 경쟁 속에 건강한 대표팀의 뼈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향후 4년여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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