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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커루 발목 이렇게 잡아라


입력 2015.01.31 10:07 수정 2015.01.31 10:44        김태훈 기자

측면 크로스 이은 중앙 공격 단순한 패턴 '위협적'

호주 올라오는 측면 뒷공간 역으로 흔들어 침투

[한국-호주]호주는 양쪽에서 날카롭게 올라오는 크로스와 이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패턴을 바탕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효율성 높은 공격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호주]호주는 양쪽에서 날카롭게 올라오는 크로스와 이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패턴을 바탕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효율성 높은 공격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그토록 바라왔던 아시안컵이 55년 만에 눈앞에 다가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오후 6시 시드니 호주스타디움서 킥오프하는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을 잔뜩 벼르고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등으로 ‘아시아 맹주’를 자처했던 한국축구는 정작 아시안컵에서는 2회 우승에 그쳤다(최다=일본 4회). 그것도 55년 전 얘기다. 박지성도 밟지 못했던 아시안컵 결승 무대도 27년 만이다.

우승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초반 우려를 딛고 무실점 전승으로 결승까지 올라온 만큼, 개최국 호주의 벽을 깨고 “반드시 아시안컵을 들어 올린다”는 대표팀의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FIFA랭킹에서는 한국(69위)이 세대교체 시기에 있던 호주(100위)를 크게 앞선다. 하지만 FIFA랭킹 아시아 1,2위를 달리던 이란과 일본이 8강에서 탈락했듯, FIFA랭킹으로 절대 우쭐할 수 없다. 오히려 역대전적에서는 7승10무8패로 뒤진다.

메이저 대회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상대가 개최국이라는 점에서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운 경기다. 호주는 한국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4년 전 결승에서 아쉽게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설움을 홈에서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주장 기성용은 “호주와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붙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A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이정협의 골로 1-0 신승, A조 1위를 확정하며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조별리그와 결승전은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시 호주는 8강전을 대비하기 위해 팀 케이힐, 매튜 렉키, 로비 크루즈, 마일 예디낙 등 주축 선수들 일부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후 호주의 위력은 8강 중국전과 4강 UAE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처럼 호주는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5경기 12골’의 화끈한 공격축구를 뽐냈다. 3골 넣은 간판스타 팀 케이힐을 중심으로 무려 10명의 선수가 골맛을 보는 폭넓은 공격루트를 자랑했다. 게다가 드러나지 않는 개최국 어드밴티지도 깔릴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이 더 급한 쪽은 호주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데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졌기 때문에 부담이 더하다. 호주대표팀의 구심점이자 정신적 지주인 케이힐도 홈 어드밴티지에 대해 “오히려 한국이 더 유리하다.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 지적대로 8만 관중 앞에서 냉정함을 유지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그렇게 냉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확고한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

호주 언론들도 “호주대표팀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전력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아 뛰는 양도 많고 기동력 또한 돋보인다. 측면 크로스에 이은 중앙 공격이 일품이다”고 평가하며 “수비라인의 힘도 좋아 호주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힘으로 맞서기 보다는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고마운(?)’ 분석을 내놓았다.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호주는 양쪽에서 날카롭게 올라오는 크로스와 이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패턴을 바탕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효율성 높은 공격을 하고 있다.

측면으로 흐르는 패스가 절반에 달하고, 그 가운데 크로스 27개를 중앙으로 보냈다. 약 45% 수준인 한국의 측면 패스 비율보다 훨씬 크다. 특히, 공간 침투가 뛰어난 크루스와 4개 어시스트(1골)을 올린 루옹고로 이어지는 오른쪽 공격에 대비해 플랜B도 짜야 한다.

한국전 역시 측면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이 부분이 한국의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호주가 올라오는 측면의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면 오히려 공격이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팀들이 그렇지만 호주 또한 촘촘한 포백라인으로 중앙을 두껍게 쌓는다. 호주 언론 분석대로 중앙을 뚫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을 기점으로 확연히 살아나고 있는 손흥민이 버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김진수의 날카로운 오버래핑이 이뤄진다면, 오른쪽 측면 수비에 균열이 생기면서 이근호가 장기인 침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침투했을 때는 다소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호주 중앙수비들 사이에서 골 결정력이 높은 이정협에게 찬스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의 날카로운 크로스와 측면 공격력은 8강서 붙었던 우즈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한국처럼 중원을 활용하는 방법이나 풀백의 기습적인 침투 능력을 분명 떨어진다. 한국에 있고 호주에 없는 것이다. 기성용의 킬링 패스, 차두리의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 이정협의 골 결정력 등 한국도 무기는 많다.

또 ‘막강 화력’ 호주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유일하게 골을 넣지 못한 경기가 한국전이다. 유일하게 패했던 팀이 한국이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진정한 원팀으로서의 면모만 드러낼 수 있다면, 호주는 결코 두려워 할 상대가 아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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