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창과 방패의 대결…포획해야 할 사커루 빅3

‘5경기 12골’ 호주, 케이힐·크루스·제디낙 ‘전술의 핵’

한국, 수비 강화하며 결정적 한 방 놓쳐선 안 돼

팀 케이힐은 호주 공격의 핵이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캥거루 펀치는 매서웠고 한국의 늪은 철벽과도 같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1960년 이후 우승컵을 들지 못한 것은 물론, 결승에 진출한 것도 27년 만이다. 반세기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서는 만큼, 선수들은 자신감과 의욕에 차있다.

그러나 상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홈팀’ 호주는 8만여 관중 앞에서 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강력한 공격력이 한국 수비진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에 화끈한 공격축구를 심었다. 이번 대회에서만 5경기서 12골을 작렬했다.

득점 분포도 다양하다. 3골을 넣은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을 비롯해 마시모 루옹고, 마일 제디냑, 제임스 트로이시, 로비 크루스 등이 골 맛을 봤다.

이중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케이힐, 크루스, 제디낙이다. 이중 케이힐과 크루스는 한국과의 조별리그서 0-1로 뒤진 후반전에 교체 출장했고 제디낙은 결장했다.

한국에 패한 후 케이힐은 “한국의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 피지컬도 우수하다”면서 “결승전에서는 다를 것이다.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케이힐은 온몸이 무기다. 발군의 헤딩과 슈팅력을 보유한 그는 활동반경도 넓어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거나 좌우 측면 플레이도 소화 가능하다.

크루스는 발재간을 갖춘 미드필더다. 협소한 공간에서 드리블로 빠져나간다. 압박 타이밍이 느리면 크루스에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

제디낙은 호주의 척추나 다름없다. 190cm 큰 키에 넓은 시야, 키핑, 제공권, 패스 등 다재다능하다. 제디낙은 ‘2011 아시안컵’ 한국전에서 헤딩 동점골을 넣은 바 있다. 한국과의 조별리그에선 결장했지만, 결승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호주 전력의 핵심인 만큼 기성용, 박주호, 한국영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호주는 ‘오세아니아의 크로아티아’로 불린다. 역대 대표팀에 크로아티아계 선수들이 많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크로아티아처럼 빠른 역습과 측면 플레이를 선호한다.

한국은 호주의 측면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호주 풀백의 공격빈도가 높아 발 빠른 이근호와 손흥민이 호주의 측면을 때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번 대회 호주의 공격력은 자타공인 최강이다. 그러나 ‘5경기 무실점’ 한국 수비진도 만만치 않다.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한국은 90분간 압박이 가능한 정신력과 체력을 갖췄다. 또 해결사 손흥민을 보유하고 있다. 1골 승부에선 골잡이의 골 결정력이 중요하다. 반대로 수비가 강한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차두리의 은퇴경기로도 주목받고 있는 아시안컵 결승전이 한국 축구 역사의 또 하나의 커다란 발자취로 기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