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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봇' 차두리, 마지막 폭풍 질주 기대한다


입력 2015.01.31 08:33 수정 2015.02.01 08:06        데일리안 스포츠 = 임정혁 객원칼럼니스트

차두리 간절한 눈물, 마지막 태극마크까지 이어져

슈틸리케호 맏형으로 아시안컵 결승 무대 견인

차두리가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인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 나선다. ⓒ 연합뉴스 차두리가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인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에 나선다. ⓒ 연합뉴스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직후 차두리(35·FC서울)는 눈물을 쏟았다.

해설위원으로 월드컵과 함께했던 차두리는 "후배들이 고생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실력이 부족해서 못 뽑히는 바람에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끼리 (월드컵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누구보다 운동장에서 탄탄한 몸을 자랑해 '로봇'이라 불리던 그였다. 그런 그의 두 뺨엔 한국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같이 해설한 아버지 차범근 위원과 배성재 SBS 캐스터도 잠시 숙연해졌다.

이후에도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차두리의 마음은 조금씩 흘러나왔다.

홍명보 전 감독의 유임이 결정되자 "98년에는 왜…??? 혼자서…"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아버지 차범근 위원이 1998 프랑스월드컵 도중 경질된 것을 암시하는 글이었다.

이를 본 차범근 위원이 차두리에게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식으로 화를 내 결국 글을 삭제했다는 후문도 돌았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향한 사랑과 현직 축구선수로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답답함이 터진 일이었다.

이때부터 차두리가 브라질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것이 부상이 아닌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기도 했다. 일부 축구 팬들은 축구협회와 차범근 위원과의 관계를 끌고 와 이를 홍명보 감독과 차두리의 관계까지 연결했다. 의심의 눈초리는 조금씩 커졌다. 그러나 모두 하나의 '설'에 불과하며 확인하기 어려운 소문일 뿐이다.

그날 차두리가 흘린 눈물은 반년이 흘러 '마지막 태극마크'의 간절함으로 이어졌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차두리는 조별리그 오만전과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며 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를 속도와 몸싸움으로 벗겨낸 그의 활약은 '폭풍 질주'라는 별칭이 붙어 연일 화제다. 이번 대회에서 차두리는 선발과 주전을 넘나들며 4경기 출전, 약 300분을 소화하고 있다.

때문에 팬들은 차두리의 은퇴를 반대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하지만 차두리가 원래 결정대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지난해 K리그 시상식에서 베스트 11에 선정된 차두리는 "대한민국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축구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드디어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특유의 웃음과 함께 속내를 털어놨다. 고려대를 다니며 2002 한일월드컵 최전방 공격수로 대회에 참가하고 독일에서 풀백 변신까지 하는 등 아버지와는 다소 다른 길을 걸어온 그의 뒷얘기다.

대표팀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각) 개최국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1960년 이후 55년 만에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동시에 자신이 흘렸던 눈물을 웃음으로 바꾼 '베테랑' 차두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팟뷰스 기자 (spotvi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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