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보험사기범들의 '아카데미' 된 사무장 병원 말썽


입력 2015.01.31 14:21 수정 2015.02.01 14:48        윤정선 기자

영리목적으로 사업수단 변질해 보험사기 노출

의사와 짜고 보험금 받을 수 있는 항목으로 서류 조작

가짜 입·퇴원서를 받아 보험사로부터 4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금천구 한 병원에 입원한 환자 7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데일리안 가짜 입·퇴원서를 받아 보험사로부터 4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금천구 한 병원에 입원한 환자 7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데일리안

비의료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이 보험사기의 소굴로 지목되고 있다.

31일 금천경찰서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천경찰서는 지난 30일 시술받지 않은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미거나 가짜 입·퇴원서를 받아 보험사로부터 4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금천구 한 병원에 입원한 환자 7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금천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보험사 제보로 지난 2013년 9월부터 해당 병원을 수사한 결과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사무장은 구속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격 없는 사람이 병원을 운영해 보험사기에 노출되기 쉽다"며 "이번에 적발한 환자 대부분 나이 많은 사람으로 보험금을 노린 의사의 꼬드김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환자 대부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치료를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치료로 의사와 짜고 보험사를 속였다. 자신이 가입한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치료를 받았다고 꾸미는 식이다. 한 여성은 44일간 입원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 2650만원을 챙겼다.

경찰이 붙잡은 환자 모두 수사기간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다. 이 때문에 과거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범행이 드러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에 취약점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병원이 건보공단에 신고한 병실은 19개뿐"이라며 "하지만 병원은 하루 입원 환자가 30명이라고 신고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무장병원을 처음 의심하고 수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건보공단이 아닌 보험사 제보 때문"이라며 "만일 건보공단이 신고병실보다 입실환자가 많은 것을 알았다면 초기에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사무장병원은 영리목적의 사업수단으로 변질해 보험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례처럼 병원 관계자 외에도 보험가입자도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보험사기에 쉽게 현혹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윤정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