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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만큼 영민한 호주 '중원 기둥' 예디낙


입력 2015.01.30 16:00 수정 2015.01.31 10:1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팀 전체 리드하는 공수연결 고리 ‘닮은 꼴’

예디낙 패스, 오버래핑 활발한 호주 측면에 날개

[한국-호주]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예디낙의 패스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자랑하는 호주의 측면 공격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 게티이미지 [한국-호주]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예디낙의 패스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자랑하는 호주의 측면 공격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 게티이미지

'2015 아시안컵' 결승전 승패 향방은 중원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국과 호주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한국은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호주는 2011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결승에 올라 정상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모두 결승에서 웃었던 적이 없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대회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당시는 녹다운 토너먼트가 아닌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전개됐다. 이후 결승에 세 차례 올랐지만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 차례로 분패했다. 호주 역시 2011년 일본과 결승에서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따라서 동기 부여는 확실하다. 더구나 호주는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기에 우승에 대한 열망은 반세기만에 정상 탈환을 하려는 한국 못지않다.

기성용과 예디낙, 두 번째 대표팀 맞대결

이미 드러났듯, 두 팀의 전력은 막상막하다. 영국 스포츠 베팅업체인 윌리엄 힐은 호주 승리에 2.20, 한국 승리에 3.80의 배당률로 호주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이는 호주가 홈 이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호주는 아시안컵에서 완벽한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협이라는 새로운 공격 자원을 발굴한 한국은 득점력 빈곤을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무실점 행신도 이어가고 있다. 호주도 5경기 12골의 공격력과 함께 1실점에 그칠 정도로 수비가 탄탄하다.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유일하게 실점하며 패한 경기가 조별리그 3차전 한국전이었다.

접전에서 승부의 키는 역시 중원이다. 허리 싸움에서 이기고 볼 점유율에서 앞서야만 유리하게 끌고 나갈 수 있다.

자연스레 기성용(26·스완지 시티)과 마일 예디낙(31·크리스털 팰리스)에게 눈길이 쏠린다. 닮은 꼴 중원 사령관인 두 미드필더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을 정도로 리딩 능력이 뛰어난 팀내 공수라인 핵심 고리다.

둘은 서로 낯설지 않다. 2011년부터 현재 소속팀에서 뛰고 있는 예디낙과 2012년 스완지 시티로 이적한 기성용은 2013-14시즌 크리스털 팰리스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면서 맞붙기 시작했다.

이미 2011 아시안컵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맞대결을 벌였다. 구자철이 선제골을 터뜨려 앞서나갔던 당시 경기에서 예디낙이 동점골을 만들어내 1-1로 비겼다. 예디낙은 지난 17일 조별리그 한국전에 부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이 두 번째 A매치 맞대결이 된다.

닮은 꼴 기성용과 예디낙은 전술적인 면에서 약간 다른 전형이다.

기성용은 박주호와 함께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지만, 예디낙은 양 옆으로 측면 미드필더를 거느리며 포백 앞에 홀로 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이고 호주는 4-3-3 포메이션으로 4-1-2-3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이 팀내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는 같다. 팀내 리딩과 함께 공수의 핵심 주축이다. 공격을 풀어가는 출발점 역할을 하며 포백 수비 앞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닮은 점이다.

그러면서도 모두 공격적이다. 기성용은 또 다른 파트너 박주호가 포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이 공격 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능력이 있다. 예디낙도 중원에서 우위를 잡으면 공격라인으로 전진한다. 중원을 장악해 한껏 포지션을 올릴 경우 예디낙의 위치 역시 상대 진영까지 올라간다.

페널티킥을 맡을 정도로 정확한 슈팅 능력도 갖추고 있는 예디낙이 한국 진영으로 파고든다면 이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0으로 이겼지만 당시 예디낙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또 장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중볼 능력도 뛰어날 뿐 아니라 패스도 좋다. 187cm의 기성용과 189cm의 예디낙은 중원에 우뚝 선 기둥과도 같다. 시야도 넓다. 그러면서도 무게 중심을 최대한 아래로 두고 있어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패스 성공률에서도 기성용은 5경기에서 92.2%을 기록하고 있고 예디낙 역시 89% 에 달한다.

이들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패스는 공격으로 원활하게 이어진다.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예디낙의 패스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자랑하는 호주의 측면 공격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한국이 호주의 측면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측면부터 막을 것이 아니라 예디낙의 발부터 봉쇄해야 하는 이유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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