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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위기를 극복한 나영석 PD의 저력


입력 2015.01.29 09:44 수정 2015.08.12 10:18        민교동 객원기자

강호동 이어 장근석, 출연진 탈세의혹 곤혹

위기를 기회로, 빛 발하는 연출력 호평일색

‘탈세 의혹’이라는 구설수로 인해 강호동은 스스로 나 PD의 방송을 떠났으며 장근석은 나 PD가 퇴출을 결정했다. 그리고 나 PD는 이번에도 위기를 잘 극복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 씨제이이엔엠 ‘탈세 의혹’이라는 구설수로 인해 강호동은 스스로 나 PD의 방송을 떠났으며 장근석은 나 PD가 퇴출을 결정했다. 그리고 나 PD는 이번에도 위기를 잘 극복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 씨제이이엔엠

예정이던 첫 방송을 한 주 미뤘을 당시만 해도 의문 부호가 여럿 따라 붙었다. 물론 출연진을 교체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미 세 명의 출연진으로 촬영한 분량에서 한 명을 뺀 뒤 두 명만 나오도록 다시 편집하는 것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다.

게다가 '삼시세끼'라는 방송은 출연진 한 명 한 명의 비중이 크다. '삼시세끼-어촌편'은 세 명의 출연진이 어촌 마을에서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보니 출연진 한 명 한 명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뭐 대단한 버라이어티 없이 단순히 출연진들이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라면 자연스럽게 출연진 한 명을 뺄 수도 있지만 첫 방송을 앞둔 시점이라 더욱 곤란했다.

이서진 옥택연이라는 고정 출연진에 다양한 게스트로 맛을 낸 '삼시세끼'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마련된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삼시세끼'의 원래 출연진은 차승원 유해진, 그리고 장근석이었다. 그렇지만 장근석이 제작발표회까지 가진 뒤 갑자기 하차했다. 탈세 의혹 탓이다.

나영석 PD는 장근석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자 오랜 고민 없이 단 3일 만에 장근석의 하차를 결정했다. 빠른 판단이었다. 이로 인해 첫 방송 일자는 한주 뒤로 미뤄졌다. 한 주의 시간을 활용해 전혀 다른 편집을 해야만 정상적인 첫 방송이 가능했다.

장근석 탈세 논란에 대해 나영석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과감하게 장근석 하차를 결정했다.

나 PD는 완벽하게 장근석을 프로그램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 입장에선 애초부터 차승원과 유해진만 촬영에 참여했다고 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애초 콘셉트가 어촌 삼형제였지만 편집을 거쳐 어촌 노부부 콘셉트가 완성됐다. 촬영 분량에서 장근석의 출연 부분을 통편집하는 것 자체도 힘겨운 작업이었을 터인데 제작진은 새로운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전혀 다른 완성품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시청률은 또 다시 대박이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 PD는 “기쁘지만 과하게 잘 나온 것 같다.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라며 “이런 저런 구설수에도 오르고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그런 화제성이 있어서 시청률이 높게 나온 것 같다. 궁금하신 분들이 봐주셨을 수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청자에게 정말 죄송하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생겼다. 편집을 하다 보니 건너뛰는 내용도 생겼다. 100% 제대로 된 방송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애초 구상과 기획, 그리고 촬영 내용에는 장근석이 포함돼 있었다. 출연진이 세 명이라는 부분만 놓고 봐도 1/3이 사라진 셈인데 세 출연진이 뭔가 케미를 이루는 장면들 역시 모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장근석이 출연하는 본래 편집본의 '삼시세끼'였다면 더욱 재미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 PD는 탈세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근석을 계속 출연시키는 모험수를 두진 않았다. 최소한 이미 촬영한 분량은 방송에 내 보내고 하차하는 형식을 띌 수도 있었지만 나 PD는 과감하게 장근석을 통편집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근석 출연 분량이 방송을 탔다면 더 재미있고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나 PD는 차승원 유해진 카드만으로도 충분히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사실 나 PD에게 탈세 논란은 이미 한 번의 큰 상처로 남은 바 있다. 바로 그가 KBS 재직 시절 만들었던 ‘1박2일’ 당시 불거진 강호동 탈세 의혹이었다.

당시 강호동은 이미 ‘1박2일’ 하차를 결정지은 상태였다. 지난 2011년 여름 강호동이 ‘1박 2일’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는데 결국 강호동을 비롯한 모든 멤버들이 6개월 동안 더 ‘1박 2일’에 출연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뒤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그렇게 6개월 시한부로 방송을 시작한 ‘1박 2일’은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른 뒤 결국 강호동을 잃는다. 6개월 동안 함께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약속이 있었지만 강호동이 탈세 의혹에 휘말리며 잠정 은퇴를 선언한 것. 강호동은 이로 인해 ‘1박 2일’을 비록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강호동이 하차 의사를 밝혔을 2011년 여름에만 해도 강호동 없는 ‘1박2일’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지만 강호동이 탈세 의혹으로 하차한 뒤 나 PD를 중심으로 ‘1박2일’은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프로그램 폐지 대신 시즌2를 마련해 새로운 멤버들로 새 출발을 한 ‘1박2일’은 현제 시즌 3까지 이어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호동 하차는 당시 나 PD에게 최대의 위기가 됐다. 어렵게 하차 의사를 무마시키고 6개월 시한부 방송을 결정지은 나 PD는 결국 ‘6개월 시한부’ 결정은 유지되는 상황에서 강호동만 잃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 PD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강호동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특히 시즌1 마지막 방송인 이들의 고별여행 편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PD의 비중이 급증했다. 강호동의 공백을 사실상 나 PD가 메운 형태가 된 것.

이후 나 PD는 KBS에서 tvN으로 이적했고 ‘꽃보다 할배’로 시작된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최고의 예능 MC로 발돋움했다. 이미 ‘1박2일’을 통해 큰 사랑을 받는 PD였지만 강호동이 탈세 의혹으로 중도하차한 뒤 직접 방송에 출연하는 분량을 늘려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던 나 PD의 저력이 케이블 채널로 자리를 옮긴 뒤 만개한 셈이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로 전성기를 누리는 상황에서 나 PD에게 다시 불거진 장근석 탈세 논란은 또 한 번의 시련이 됐다. ‘삼시세끼’의 폭발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스핀오프 ‘삼시세끼-어촌편’이 첫 방송을 앞둔 시점이었기에 더욱 더 그러했다.

그렇지만 나 PD는 이번에도 과감한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탈세 의혹’이라는 구설수로 인해 강호동은 스스로 나 PD의 방송을 떠났으며 장근석은 나 PD가 퇴출을 결정했다. 그리고 나 PD는 이번에도 위기를 잘 극복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삼시세끼-어촌편’에는 장근석을 대신할 손호준이 본격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한다. 이젠 촬영 분량의 상당 부분을 통편집하는 아픔 없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지막으로 나 PD를 두고 방송 관계자들이 주고받는 재미난 얘기를 하나 소개한다. 나 PD가 두 번이나 출연 연예인의 탈세 의혹으로 시름한 만큼 앞으로는 출연진 섭외 과정에 세무사라도 대동해 미리 자체적인 세무감사를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그만큼 나 PD에겐 탈세 의혹은 엄청난 트라우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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