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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기성용 케미…이라크 중원 초토화


입력 2015.01.27 10:18 수정 2015.01.27 10: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슈틸리케 의도대로 기성용 중심으로 중원 장악

4일 휴식, 이동 거리 없다는 점도 최고의 환경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 의도대로 중원을 장악했다. ⓒ 연합뉴스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 의도대로 중원을 장악했다. ⓒ 연합뉴스

단기간에 축구대표팀을 변모시킨 슈틸리케 감독이 태극전사를 이끌고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복에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AFC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준결승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오는 31일 호주-UAE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1960년 2회 대회 이후 55년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한국은 개최국 호주와 한 조에 묶여 A조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수비를 강화한 슈틸리케호는 조별리그서 호주를 꺾는 등 3전 전승으로 8강 토너먼트행을 확정지었다.

당초 AFC는 A조 1위팀에게 보다 많은 휴식과 짧은 이동거리 등을 고려한 일정을 편성했다. 개최국 호주를 배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성적표가 나오며 슈틸리케호가 달콤한 보상을 얻게 됐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도 이라크전이 끝난 뒤 “개최국 호주가 수월하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이점을 우리가 얻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준결승에서도 이라크가 난적 이란을 꺾고 올라오며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을 덜게 했다. 바로 앞에 닥친 4강전도 중요했지만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결승전이라는 보다 큰 그림도 그려야 했다. 그리고 그의 의도는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한국과 이라크는 각자 지닌 뚜렷한 색깔을 앞세워 경기를 치렀다.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한국은 중원 힘 싸움과 볼 점유에 능했고, 젊고 빠른 윙어들이 대거 포진한 이라크는 측면 위주의 강점을 보이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라크의 공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경기 전부터 내린 폭우로 인해 그들의 기동력은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여기에 이번 대회 최고의 컨디션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의 좌우 풀백 김진수-차두리가 선발로 나오며 이라크의 윙어들은 그야말로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슈틸리케호가 얼마나 자신들의 의도대로 경기를 펼쳤는지는 AFC 홈페이지에서 제공한 ‘히트맵’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위)과 이라크(아래)의 히트맵. ⓒ AFC 한국(위)과 이라크(아래)의 히트맵. ⓒ AFC

먼저 대표팀은 중앙선 아래에서 많은 패스가 오갔다. 이는 공격의 시발점인 기성용의 위치와 일맥상통한다. 이날 기성용은 차두리와 2대1 패스를 주고받는가 하면 기습적인 전방 패스로 이라크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김진수, 차두리가 수시로 오버래핑을 시도한 측면에서도 많은 작업이 이뤄진 게 눈에 띈다.

반면, 이라크는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대부분의 공격은 측면을 통해 이뤄졌지만 최전방까지 침투하는데 번번이 실패한 모습이다. 특히 센터서클 부근은 빈 공간이 보일 정도로 중원싸움에서 철저히 밀리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의 볼 점유율은 한국이 52.8%로 이라크(47.2%)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지만 체감은 한국의 볼 소유 시간이 훨씬 길게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한국의 전반 볼 점유율은 66.1%에 달할 정도였다.

중원을 움켜쥔 한국은 선취골과 추가골까지 이른 시간에 나오며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공격의 진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날카로웠고, 중앙에서 볼을 돌리다 보니 체력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도 승리를 확신한 듯 후반 막판 기성용을 벤치로 불러들여 휴식을 제공했다.

대표팀의 또 다른 보상은 바로 이동 거리가 없다는 점이다. 하루 덜 쉬게 되는 호주-UAE 승자는 뉴캐슬에 경기를 펼친 뒤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시드니로 이동해야 한다. 우승의 전주곡은 이미 진행 중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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