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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허니' 아니면 안되는 유통가, 다양성 찾을 시점


입력 2015.01.25 11:58 수정 2015.01.25 12:06        김영진 기자

허니 쏠림현상 우려스러워...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는 기회로 삼아야

일본 삿포로의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감자칩들의 종류가 상당하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일본 삿포로의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감자칩들의 종류가 상당하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달콤한 제품을 내면 미투 제품이라 하고, 또 달콤하지 않으면 판매가 되지 않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입니다."

최근 만난 한 식품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허니버터칩으로 인해 오랜만에 식품업계에 히트작이 나온 것은 환영하지만, '쏠림현상'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허니버터칩 열풍은 식품업계 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화장품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허니버터팩이 출시 15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개를 돌파했다고 알려오기도 했다.

이 제품은 허니버터칩에 들어가는 아카시아벌꿀과 프랑스산 고메버터까지 화장품 성분으로 그대로 사용했다.

스킨푸드 역시 대형 벌집과 벌 모양으로 매장 간판을 바꾸고 로열허니 프로폴리스 에센스를 적극 알리고 있다.

하지만 유통가의 이런 허니 열풍을 마냥 환영하기에는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허니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고 또 그 거품이 꺼졌을 때 업계가 받아야할 상처는 또 얼마나 클 것인가.

최근 일본 북해도를 방문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일본은 워낙 미식이 발달한 나라이고 감자칩만 하더라도 짠맛, 달콤한맛, 오징어맛, 간장소스맛, 비비큐맛 등 수십 종에 달했다.

허니버터칩과 같은 달콤한 맛의 감자칩은 수십 개 중 1개에 불과했다. 거기에 쏠림 현상도 없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식품유통 회사 사이트에서 감자칩으로 검색을 하면 소금, 식초, 꿀, 올리브오일, 페퍼민트, 메이플 베이컨, 로즈마리, 후추 등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허니버터칩이 우리 식품업계에 '감자칩은 짜다'는 기존 인식을 바꾼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를 따라하고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번 기회를 감자칩 시장 확대 뿐 아니라 식품업계의 다양성을 꾀하는, 보다 진일보한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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