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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피노키오' 통해 성장, 소녀티 벗었죠"(인터뷰)


입력 2015.01.26 09:05 수정 2015.01.29 14:20        부수정 기자

사회부 수습기자 최인하 역 맡아 열연

"관객 발길 움직이는 배우 되고 싶어"

배우 박신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사회부 수습기자 최인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신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사회부 수습기자 최인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솔트엔터테인먼트

밝고 맑다. 때 묻지 않은 천진함이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최인하를 연기한 박신혜는 11년 전 '천국의 계단' 속 모습처럼 풋풋하다.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소녀 같다.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신혜는 앞머리를 자른 산뜻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어때요. 잘 어울려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파스타' 공효진 선배처럼 명랑·쾌활한 이미지를 원했어요." 큰 눈이 반짝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웃는 얼굴로 질문에 답했다. 옆에 있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말의 중요성 절실히 느낀 기자 캐릭터
'피노키오'는 '기자 드라마는 실패한다'는 속설을 깬 작품이다. 여주인공이 가상의 병인 '피노키오 증후군'(거짓말을 하면 자율 신경계의 이상으로 딸꾹질 증세를 보임)을 앓는 설정이 독특했다. 방송사 사회부 기자들 이야기를 토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춘들의 성장기와 로맨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건을 통해 풀어가는 멜로를 표현했어요. 결국 인하와 하명(이종석)이 '진실'이라는 같은 가치를 좇다가 서로에 대한 마음도 확인했죠. 기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멜로를 녹였어요."

거짓말을 못 하는 인하는 '진실만을 얘기하는' 기자를 직업을 택한다.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기자는 진실만을 말하진 않는다는 걸. 또 진실은 가려질 수 있다는 걸. 그러면서 드라마는 묻는다. 오보가 속출하고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말이 쓰이는 우리 사회에서 "언론이란 무엇인가?"라고.

"실제 일어나는 현상들을 드라마가 꼬집었다고 생각해요. 여론몰이, 마녀사냥식 보도, 안타깝게 묻히는 기사 등이 그렇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건과 문제들을 다뤄서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인하는 사랑하는 남자 하명(이종석)의 가정을 풍비박산 낸 엄마 송차옥 부장(진경)의 딸이다. 송부장의 잘못된 보도는 한 가정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말의 무게와 가치를 알았어요.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일이 될 수도 있잖아요. 특히 사람 목숨과 관련된 보도를 자극적으로, 쉽게 할 때 안타깝죠."

대중에 노출된 연예인으로서 말할 때 신경 써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제 발언이 왜곡되거나 의미 전달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때 당황스럽죠. 단어 선택을 신중히 하고, 말을 잘 전달해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기자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어우, 못하죠." 놀란 듯 손사래를 쳤다. "간접 경험만으로 힘든 직업이라는 걸 알았죠. 머리가 좋고, 이성적인 사람이 적격인 것 같아요. 저처럼 감성적인 사람이라면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피노키오'에는 촌철살인 대사가 많았다. 인상적인 대사로는 피노키오 증후군 때문에 빙판길 취재에 실패한 신에서 김공주(김광규)가 던진 말을 꼽았다. "기자는 지켜보는 게 공익이다. 그것을 뉴스로 만드는 것이 공익이다. 뉴스를 온 세상이 보게 만드는 것이 기자의 공익이다."

하명이 울분을 토하며 내뱉은 말을 인하가 차옥에게 다시 할 때도 기억에 남았다. "기자들도 그걸 알았어야죠. 사람들이 자기 말을 무조건 믿는다는 거, 그래서 자기 말이 다른 사람들 말보다 무섭다는 걸. 신중하고 또 신중했어야죠. 그걸 모른 게 그들의 잘못입니다. 그 경솔함이 한 가족을 박살 냈어요."

화제가 된 딸꾹질 연기에 대해서는 "박 작가님이 대본에 꼼꼼하게 써 주셨다"며 "미리 연습해서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박신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사회부 수습기자 최인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신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사회부 수습기자 최인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솔트엔터테인먼트

깊어진 눈빛…"액션 연기 도전 하고파"
'천국의 계단'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른 박신혜는 이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SBS '미남이시네요'(2009), tvN '이웃집 꽃미남'(2013), SBS '상속자들'(2013) 등이 인기를 끌며 그를 스타 반열에 올라놨다.

정용화 이민호 김우빈 이종석까지. 거쳐 간 배우들은 '대세남'이 됐다.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인기 배우들과 하다 보니 다음 작품이 부담됩니다."(웃음)

어린 나이에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채운 비결에 대해서는 "차기작을 고민할 즈음이면 좋은 작품이 '뿅' 나타났다"고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배우가 될 것"이라며 "대중을 이끄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신혜와 비슷한 위치에 선 여배우들로는 고아라, 이연희, 박보영 등이 있다. 박신혜는 꾸준히 자신의 길을 찾으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다. "1년에 영화·드라마 각각 1편씩 하자는 생각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을 맡고 싶어요. '피노키오'의 인하도 제 나이와 맞아서 현실감 있게 표현할 수 있었죠."

20대 중반이지만 교복 이미지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박신혜는 "극 초반부터 끝까지 교복을 입은 건 '상속자들'뿐이었다"며 "당시 이미지가 강해서 사람들이 교복만 떠올려서 걱정도 했다"고 토로했다.

눈물 많은 캔디 캐릭터만 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인하를 통해 편견을 날렸다. "인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하는 탓에 '막말 마녀'라고 불렸어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 캐릭터라서 속이 시원했습니다. 거짓말을 못 하는 제 성격과도 비슷했고요."

실제 모습을 투영한 덕분일까. 눈빛이 달라졌단다. "아기 같은 모습을 벗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캔디 캐릭터를 탈피했다는 얘기도요. 인간 박신혜의 발랄함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죠."(웃음)

박신혜는 다재다능하다. 노래와 춤에 능하고, 움직이는 것도 좋아한다. 헬스,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며 몸을 다진다. 뭐든 열심히 하는 그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작품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을 접하고 싶어요. 영화 '툼레이더' 같은 여전사 캐릭터나 액션 장르도 잘할 자신 있습니다." 인터뷰를 끝낸 그는 다음 일정을 위해 총총걸음으로 이동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 발랄' 박신혜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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