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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피지컬’ 슈틸리케호, 아시안컵 질주 숨은 능력치


입력 2015.01.25 09:31 수정 2015.01.25 09: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차두리 엄청난 피지컬 앞세운 드리블로 어시스트

기성용, 손흥민 등 주축 선수들 체격 아시아 최고

슈틸리케호의 피지컬은 아시아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호의 피지컬은 아시아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대표팀은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4경기 연속무실점을 기록하며 4강에 안착했다. 경기내용면에서 다소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도 많지만 위태로우면서도 결국 승리를 가져가는 이른바 ‘이기는 축구’를 통해 경쟁팀들을 하나둘 꺾고 있다.

구자철, 이청용 등 핵심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에 빈틈이 생긴 가운데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아시안컵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현 대표팀의 특징 중 하나는 큼직한 체격이다. 작고 빠른 이른바 ‘쌕쌕이’형 선수들이 맹위를 떨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대표팀은 신장과 체격을 갖춘 파워풀한 선수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당시 증명됐다시피 신장 180㎝를 넘는 선수들이 즐비한지라 큰 선수들이 많은 나라와의 싸움도 이제는 두렵지 않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차두리, 기성용, 손흥민, 김진현, 이정협 등이 이러한 피지컬 진화를 나타내는 대표적 선수들이다. 이웃나라 일본 역시 한국에 대해 “아시아 최고의 피지컬을 갖췄다”며 부러운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팀 피지컬의 대표주자는 단연 차두리(35·FC 서울)다. 차두리의 체격(181cm·79kg)은 최상급은 아니지만 탄탄한 웨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 파워와 스피드가 발군이다. 한번 가속도를 붙여 달리기 시작하면 여러 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어도 뿌리치고 자신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단순한 체격조건에서는 차두리에 밀려 보이지 않는 일본대표팀 혼다 케이스케(28)가 어깨싸움에서 맥없이 나가떨어졌을 정도다. 둘은 지난 2010년 5월 평가전에서 정면충돌했는데 당시 차두리는 혼다는 물론 근처에 있던 일본선수 여러 명을 넘어뜨리거나 뒤로 크게 밀려 나게 했다. 몸싸움을 벌이는 족족 추풍낙엽처럼 튕겨져 나가던 당시 모습은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차미네이터, 전차두리, 파계승 등 그를 나타내는 수많은 별명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차두리의 피지컬축구는 대표팀의 강력한 무기로 그 위용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드리블이 현란하거나 테크닉 자체가 섬세하지는 않지만 공을 앞으로 차놓고 전력 질주하는 플레이에 상대 수비진들이 곤혹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치고나가는 속도가 워낙 빨라 따라잡기도 쉽지 않거니와 몸싸움을 걸어도 통하지 않는다.

차두리가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상대팀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해진다. 그는 단순히 빠르고 힘만 좋은게 아닌 지구력도 강하다. 노장답지 않게 체력도 좋은지라 그라운드 끝에서 끝을 전력으로 내달리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지난 22일 호주 맬버른 렉탱귤러스타디움서 있었던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은 차두리의 진가가 제대로 빛난 한판이었다. 차두리는 모두가 지쳐가던 연장 막판 상대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뜨리는 폭풍 같은 드리블을 선보였다. 무려 60m 이상을 내달리는 과정에서 수비수 3명이 제쳤고, 결국 차두리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내준 볼은 경기의 마무리를 짓는 손흥민의 2번째 골로 연결됐다.

대표팀의 볼배급원 기성용(26·스완지시티) 역시 피지컬 축구를 이끌어가는 선두주자 중 한명이다. 윤정환(173cm), 고종수(176cm), 이관우(175cm) 등 역대 패스마스터들은 테크닉이 좋았지만 체격이 작아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다.

특히 체격이 좋은 유럽선수들과 만나면 이러한 약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기성용(186cm)은 서구선수들과 비교해도 신장과 웨이트가 떨어지지 않는지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자신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차두리-기성용에 비교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있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서 2골을 몰아치며 대표팀 승리를 이끈 손흥민(24·레버쿠젠) 역시 출중한 체격조건(183cm·76kg)을 갖춘 대형골잡이다.

몸싸움이 거친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하고 있는 선수답게 수비수들의 어지간한 접촉에는 끄덕 없다. 수비수들이 앞뒤로 달라붙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적 ‘퍼스트 터치(first touch)’가 가능하다는 점은 공격수로서 엄청난 메리트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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