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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FA 효과’ 김태균…첫 MVP 허락되나


입력 2015.01.25 07:43 수정 2015.01.25 07: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비율 스탯의 최강자, MVP 수상은 아직 없어

한화 성적 반등한다면 개인 기록 따라올 듯

김태균이 생애 첫 MVP를 수상할지 기대되는 올 시즌이다. ⓒ 연합뉴스 김태균이 생애 첫 MVP를 수상할지 기대되는 올 시즌이다. ⓒ 연합뉴스

한화 김태균(33)은 프로 데뷔 때부터 줄곧 특급의 길만 걸어온 선수다.

2001년 한화 1차 지명을 받은 김태균은 그해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5 20홈런 54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듬해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마음을 가다듬은 2003년, 생애 처음으로 30홈런을 넘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국가대표에서도 김태균의 절대적인 존재였다. 2006년 제1회 WBC에 출전해 4강 진출을 이끈 김태균은 일찌감치 병역 혜택을 받았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FA 획득 후에는 기량을 인정받아 좋은 조건으로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국내로 복귀한 뒤에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출루율 타이틀을 지켜내며 가장 꾸준한 기록을 선보이고 있다.

김태균이 얼마나 꾸준한지는 통산 성적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현재 김태균은 1376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320을 기록 중이며 이는 역대 2위이자 우타자 1위의 성적이기도 하다. 통산 타율에서 김태균보다 높은 선수는 ‘교타자의 대명사’ 장효조(0.331) 1명뿐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데뷔 첫해 신인상 이후로는 주인공이 되어본 적이 없다. 우승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고, 골든글러브를 받은 횟수도 의외로 적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리그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도 아직 없다.

김태균이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만년 하위였던 한화는 팬들의 간곡한 청원에 의해 ‘야신’ 김성근 감독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김태균은 반 죽었다”고 직접으로 그를 거론했다. 내일에 대한 기대와 과거에 대한 질책이 섞인 뼈 있는 말이었다.

김태균은 일명 비율 스탯(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은 강하지만 누적 스탯(홈런, 타점, 득점 등)이 부족한 대표적인 선수다. 특히 타점 부문에서는 약한 팀 전력으로 인해 불러들일 주자가 없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만년 하위였던 한화의 성적반등은 곧 김태균의 개인 기록 상승과도 궤를 함께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를 상대하는 팀은 김태균과의 승부를 피하기 일쑤였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FA로 영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김태균의 앞, 뒤를 받쳐줄 중심타선도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였다. 상대 입장에서는 사실상 김태균만 거르면 수월하게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김태균은 올 시즌이 끝나면 제대로 된 FA 자격을 얻는다. 한화는 김태균이 2012년 복귀했을 당시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연봉 15억원을 안겼다. 규정상 FA 계약을 맺을 수 없어 계약금이 포함된 액수였다.

최근 프로야구 FA 시장은 선수들의 몸값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고 있다. 계약금을 포함한 연평균 수입만 하더라도 김태균보다 많은 돈을 받는 선수는 최정(연평균 21억 5000만원)을 비롯해 장원준, 윤성환 등 8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의 최근 성적이 김태균보다 뛰어났는지는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는 대목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개인 목표를 아예 ‘30홈런’이라고 못 박았다. 비율 스탯 관리의 1인자답게 누적 기록만 받쳐준다면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김태균은 생애 첫 MVP 수상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같은 1루 포지션에는 박병호라는 괴물이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는 김태균만큼 꾸준한 최형우라는 거포가 있다. 하지만 한화의 거짓말 같은 성적 반등이 이뤄진다면 그 중심에는 김태균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MVP를 안겨주지 않을 이유도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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