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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1억' 추자현 중국 신드롬, 왜 그를 놓쳤나


입력 2015.01.22 12:07 수정 2015.08.12 10:18        민교동 객원기자

오랜 조연 생활 후 작품 섭외 난항, 결국 중국행

연기력으로 최고 스타 반열…국내 연예계 한계 씁쓸

국내가 아닌 중국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지만 추자현은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르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중국 부의 비밀’ 편에 출연한 추자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가 아닌 중국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지만 추자현은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르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중국 부의 비밀’ 편에 출연한 추자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회당 출연료 1억 원, 한국에서도 몇몇 한류스타들이 이 정도 경지에 다가가긴 했지만 순수한 출연료는 아니었다. 해당 한류 스타의 출연으로 엄청난 제작비 투자가 이뤄진 데 대한 보상 차원의 출연료로 회당 억대 출연료가 형성된 경우만 종종 있었던 것. 내지는 정규 편성 분이 모두 방영된 뒤 특집편 내지는 연장 방영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출연료가 급등해 회당 억 대 출연료를 기록한 경우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연예계에선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추자현은 이미 그 경지에 이르렀다. 국내가 아닌 중국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지만 추자현은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르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중국 부의 비밀’ 편에 출연한 추자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해당 방송에 나온 추자현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돈을 벌 수 있게끔 작품이 계속 들어오는 게 아니다 보니 먹고 살기가 막막했다. 나는 한국 드라마로 인기를 얻어서 초청받아 중국 드라마를 찍은 케이스가 아니다. 신인으로 캐스팅돼 맨땅에 헤딩하듯이 왔다.

그런데 그게 한국 분들에게 그냥 단순히 ‘추자현이 중국 가니 이정도 받는대’라고 그냥 그렇게 한 두 줄로 끝나는 게 좀 그렇다. 현재 출연료는 10배 차이가 난다. 그게 맨 처음과 비교하면 10배도 더 차이가 나는데, ‘귀가의 유혹’(한국 드라마 ‘아내의 유혹’ 리메이크 작품) 출연했을 때와 비교해서 딱 10배 차이 난다.”

추자현의 말에 따르면 그는 한국 연예계에선 먹고 살기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을 결심했고 중국으로 건너가 처음부터 새로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의 배우 경험은 큰 힘이 됐다. 아무리 중국에서 신인으로 새로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미 한국 연예계에서 검증된 연기력을 중국 드라마 제작진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 중국 최고의 스타가 될 기회를 만들어 준 중국 드라마 ‘귀가의 유혹’ 역시 한국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리메이크작이다. 그가 한국 배우이기에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에 출연할 기회가 제공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연예계에서 추자현은 오랜 시절 조연급으로 활동해온 배우였다. 무명 생활을 길게 한 배우들보다 조연 생활을 오래 한 배우가 더 힘겨울 수 있다. 조연 생활을 오래한 경우 어느 정도 안정적인 연기 활동이 보장되지만 스타로의 발돋움은 많이 힘들다.

조연 생활을 오래하다 스타급으로 발돋움한 케이스도 물론 있지만 그 사례가 많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무명 생활을 해온 배우들은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지만 기회만 제대로 잡는다면 한 번에 스타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무명 배우들은 무명으로 끝이 나지만, 그나마 기회를 향해 뛸 수는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조연의 이미지가 씌워지면 거기서 벗어나는 게 여간 힘겨운 게 아니다. 오랜 조연 생활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다. 오랜 조연 생활을 해온 장서희는 ‘인어아가씨’를 통해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아내의 유혹’의 중국판인 ‘귀가의 유혹’이 역시 오랜 조연 생활을 해온 추자현에게 스타의 자리를 선물한 것이다.

국내가 아닌 중국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지만 추자현은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르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중국 부의 비밀’ 편에 출연한 추자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가 아닌 중국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지만 추자현은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이르는 톱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중국 부의 비밀’ 편에 출연한 추자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96년 SBS 드라마 ‘성장 느낌 18세’로 데뷔해 SBS '카이스트‘로 얼굴을 알린 추자현은 그 이후 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늘 조연배우였다. 조연 배우의 경우 연기력은 주연 배우에게 뒤지지 않을 지라도 늘 스타성에서 밀린다. 이를 극복하고 스타성과 화제성을 겸비해야 주연급으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추자현 역시 이런 계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5년에 공개한 누드 화보다. 당시 연예계의 누드 화보 열풍을 타고 누드를 선보인 추자현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으긴 했지만 스타 등극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그렇지만 과감한 누드 화보가 기막힌 반전의 기회로 연결되긴 했다. 바로 영화 ‘사생결단’에 출연한 것이다. 사실 여배우 입장에서 노출은 매우 힘겨운 결정이다. 단순히 대중을 상대로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힘겨운 결정은 아니다. 자칫 노출이라는 키워드가 해당 여배우의 이미지에 너무 강하게 씌워질 경우 늘 노출과 관련된 소비성 캐릭터만 캐스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노출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해당 여배우에겐 가장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추자현에게 ‘사생결단’의 출연은 매우 망설이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노드 화보 직후 들어온 캐스팅이었을 터이니 자신의 노출 연기만 소비해 버리기 위한 캐스팅이라 여길 수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극중 비중이 그리 큰 주연급도 아니었다. 영화 ‘사생결단’은 황정민과 류승범이 중심인 남성들의 영화다.

그렇지만 추자현은 배역의 비중에 흔들리지 않고 ‘사생결단’에 출연했고 역시나 충격적인 수위의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게다가 마약 중독자의 모습과 노출을 동시에 그려야 하는 캐릭터인 터라 에로티시즘의 측면에서 아름다운 베드신도 아니었다. 마약과 섹스, 그리고 중독이라는 추악한 단어들에 어울리는 연기를 선보인 것.

이런 어려운 역할에 도전한 추자현에겐 극찬이 쏟아졌다. 극찬 정도가 아니다. 2006년에 열린 각종 영화제를 석권한 것. 그해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신인여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대종상영화제에선 신인여우상,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도 올해의 신인 연기자상을 받았다.

2007년 상황에서 추자현은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가 됐다. 그렇지만 그리 많은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2008년 '미인도', 2009년 '실종'에 출연했지만 두 작품 모두 노출이 가미된 캐릭터였다.

이미 스크린에서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가 됐지만 한국 영화계에선 그가 설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게 추자현은 한국을 떠나 중국 연예계로 향한다. 영화관계자들은 2006년 가장 각광받은 여배우인 추자현임에도 먹고 살기가 막막했던 것이 한국 영화의 현주소라고 얘기한다.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보다는 티켓 파워가 보장되는 스타급 배우가 더 대접받는 한국 영화, 남자 배우를 중심으로 한 영화가 대다수라 검증된 톱스타 여배우들조차 설 자리가 빈약한 한국 영화의 한계가 추자현이라는 좋은 배우에게 보다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그렇게 추자현은 중국 드라마 출연이라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 연예계는 또 한 명의 좋은 배우를 잃었다. 중국에서의 인기를 감안하면 추자현이 연기력만 뛰어날 뿐 스타성이 없는 배우는 결코 아님은 이미 입증됐다. 그런 좋은 배우를 보다 뛰어난 스타로 키워내지 못한 한국 연예계가 스스로 그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요즘 한국 연예계는 위기다. 중국의 거대 자본이 한국 연예계를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일본에서의 한류와 달리 중국에서의 한류는 한국 연예계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위협적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한국 연예계의 한계와 단점을 분명히 진단하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추자현이라는 배우 한 명이 아니라 수많은 스타, 그리고 한국 연예계의 근간을 중국에 통째로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연예계에서 거듭 거론되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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