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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락하는 북 사이버전사들, 얼마나 대단하기에...


입력 2014.12.24 09:37 수정 2014.12.24 09:53        목용재 기자

소식통 "김정은 이후 6천명 수준…안보위해활동 가중"

"1970년대부터 치밀한 준비…225국 사이버드보크 담당"

지난 10월 열린 북한의 제6차 전국대학생정보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서 북한 대학생들이 컴퓨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월 열린 북한의 제6차 전국대학생정보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서 북한 대학생들이 컴퓨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전쟁은 알 전쟁(총알 탄알), 기름 전쟁이었다면 21세기 전쟁은 정보전이다. 자기의 정보력을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가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좌우된다."

1990년대 김정일 전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향후 전쟁은 정보전, 즉 해킹 등을 통한 사이버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사이버전사 양성 지침을 하달하며 남긴 말이다.

실제 북한이 1990년대부터 사이버 전력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 CIA에 버금가는 전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 같은 사이버 전력을 활용해 △2009년 7.7 디도스(DDoS) △2010년 작계5027을 절취한 한미연합사 해킹 △2011년 3.4 디도스 및 농협전산망 파괴 △2012년 중앙일보 해킹 △2013년 3.20 사이버테러(방송사 및 금융사) 및 6.25 청와대 사이버 공격 등을 감행해 왔다.

최근에는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한 소니 픽처스 사의 ‘인터뷰(The Interview)’ 상영을 막기 위해 소니 픽처스 사를 해킹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수력원자력 내부문건 유출의 배후도 북한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전력은 6000명 수준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3000명 수준이었던 사이버 전력이 배로 뛴 것이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8월 ‘110호 연구실’을 방문해 사이버전 능력 강화를 위해 전략사이버사령부 창설을 지시한 바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23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북한이 인터넷을 활용한 낮은 단계의 대남대외선전을 개시한 것은 1996년경”이라면서 “본격적으로 대남사이버공작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부터”라고 말했다.

고위급 탈북자도 본보와 통화에서 “내가 알고 있기로는 북한에서 전자전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북한의 4대군사노선 가운데 ‘전군의 현대화’가 있는데 여기에 전자전이 가장 중시됐다”고 말했다.

유 원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해커들은 국방위원회 산하의 총참모부, 정찰총국, 조선노동당 산하의 통일전선부 225국에 소속돼 대남 사이버 공작을 벌이고 있다.

총참모부 산하 해커들은 이른바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고 한국군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심리전을 실행한다. 또한 군 지휘통신을 교란하는 등 사이버전을 실행한다. 정찰총국에서는 대남정치, 군사정보 해킹, 사이버 공작을 실행하며 대남사이버심리전(허위정보 유포 등)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통일전선부 소속 해커들은 140여 개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대남선전활동에 주력하고 있고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한 공작도 벌이고 있다. 여론 조작 댓글팀 및 허위정보 유통을 통해 사회교란을 시도하기도 한다. 225국의 경우 한국 내 전략정보를 수집하고 사이버드보크, 사이버 간첩교신을 담당한다.

북한은 이 같은 풍부한 ‘사이버 전사’를 활용, 우리나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공공기관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연간 1500~20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유형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2004년까지는 공개서버를 해킹하는 수준이었다면 2005년부터는 기밀을 절취하는 방식으로 사이버 공격유형이 변화했다. 여기에 지난 2009년부터 디도스 공격 등 특정전산망 파괴 행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북한 사이버 전력의 공격은 국가 기반시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한수원 내부문건 유출도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북한의 사이버 전력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기간시설을 노리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동열 원장은 “북한은 정권적 차원에서 대남혁명전략의 일환으로 사이버 공작을 전개해오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를 더욱 확대,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인터넷 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사이버 공작의 기법이 다양화·정교화 됨에 따라 사이버공간에서의 안보위해활동을 더욱 가중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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