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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적자’ 철도물류, 체질 바꾼다


입력 2014.12.21 11:00 수정 2014.12.21 10:29        데일리안=이소희 기자

국토부, 철도물류 운영구조 개편방안 마련…자회사로 단계적 전환

물류를 실어나르는 철도선 ⓒ연합뉴스 물류를 실어나르는 철도선 ⓒ연합뉴스

정부가 적자의 늪에 빠져 교통물류체계의 비효율이 심화되고 있는 철도물류 사업의 체질개선에 나선다.

수송분담율 감소(2001년7.6%→2011년7.1%)와 연간 2000~3000억 원의 영업적자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현재 철도물류 구조로는 유라시아 철도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현재 공사의 철도물류 사업은 운영인건비가 영업비용의 49%가 넘는 구조로, 영업비용이 영업수입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물류적자는 3610억 원이었으며 공사 영업손익은 1932억 원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철도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운영구조 개편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 공사의 물류체계를 사업부제를 거쳐 자회사 체제로의 단계적인 전환을 결정했다.

사업부제는 명확한 회계분리와 독자적 인력운영 및 사업관리를 통해 자회사에 준하는 독립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여객중심의 조직 운영에서 물류특성에 맞는 조직으로 개편해 운영된다.

정부는 이에 따른 전문 인력 정비와 상임이사급을 본부장 체제로 새로운 조직을 구성, 합리적인 선로배분 및 선로사용료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고, 예산수립과 집행권한도 자율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운영 사업부제로 전환, 새 철도물류사업자 시장 참여 허용

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는 19일 철도산업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철도물류 활성화 방안, 신규 철도노선 운영자 선정방안 등 철도운영정책과 관련한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철도공사의 물류 운영구조는 지난해 6월에 발표된 ‘철도산업 발전방안’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전문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체제로 전환해 나가기로 하되, 그 시기는 평가를 거쳐 다시 결정키로 했다.

당초 바로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자회사에 준하는 사업부제로 전환해 철도물류의 자립 운영 기반을 조성한 후 단계적으로 자회사로 개편해 나가도록 수정한 것.

이는 지난 4월 국회 권고에 따라 철도공사·노조 등 의견을 수렴한 결과, 18조원이 넘는 부채로 인해 물류 분리 시 재무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고, 구조조정 우려로 인한 직원 동요 등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사업부제 전환 이후 성과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거쳐 자회사 분리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철도공사의 체질 개선 가속화를 위해 필요하면 새로운 철도물류사업자의 시장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후 검토키로 했다.

또 국제철도시대에 대비해 중국, 러시아 등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철도물류시설을 개량하는 등 시설투자도 확대키로 했다.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지하화 이후 기존 경부선은 화물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경부축 화물 수송기능 분담을 위해 중부내륙철도 등에 화물기능을 포함하고, 항만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인입철도도 확충하도록 ‘제3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아울러 대량 거점 수송이 가능하도록 유효장 확장 및 화물역 거점화, 화물열차의 고속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16년 개통 성남~여주노선 경쟁입찰…운영자 선정방안 제시

성남~여주(57km) 노선과 부전~일광(28.1km) 노선   화물차 이동작업 ⓒ국토교통부 성남~여주(57km) 노선과 부전~일광(28.1km) 노선 화물차 이동작업 ⓒ국토교통부

신규 2개 노선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서비스 경쟁으로 운영자를 선정키로 했다.

2016년 개통되는 ‘성남~여주’, ‘부전~일광’의 2개 노선에 대해 ‘철도산업 발전방안’에서 발표한 대로 경쟁 입찰을 통해 운영자를 선정하기로 하고, 오는 24일 입찰 공고를 내기로 했다.

노선 운영자는 철도안전에 적합한 자격(자본금 100억 원 이상, 열차운송사업 유경험 사업자 가점)을 갖춘 기관을 대상으로 ‘운임은 낮게, 운행횟수 등 서비스는 높게, 철도시설 사용료는 많이 제시하는 기관’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정하게 된다.

운임은 일반철도노선을 운행하는 열차 중 가장 저렴한 무궁화 입석 운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운행시격은 피크시간대에는 약 10~11분 간격 이내로 운행토록 해, 운임 인상이나 서비스 저하 등에 대한 우려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입찰을 통한 운영자 선정은 일반철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국토부는 경쟁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해, 서비스 향상 등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폐선부지 활용…지역주민 의견 수렴, 가이드라인 마련·보급

폐선부지는 주민 친화적 공간으로 활용을 적극 지원한다.

철도개량으로 폐선부지는 2018년까지 17.500만㎡ 규모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돼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폐선부지 활용에 대한 기준도 마련한다.

국토부에서 전문기관을 통해 부지의 특성에 따른 활용 가능성과 보존 필요성 등을 분석한 결과, 66%는 활용이 가능하고 약 1%는 보존이 적합하며, 나머지는 매각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활용이 가능한 부지에 대해서는 지역의견을 수렴해 가급적 지역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주민복리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과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철도자산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국토부는 폐선부지의 활용방안 구상과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급할 예정이다.

◇진해선 여객열차 운행중지 승인…철도산업위원회 동의, 손실만 30억 원

철도공사의 진해선 여객열차 운행중지 신청에 대해서는 승인을 결정했다.

철도산업위원회는 통합창원시 구간인 마산~창원~진해간 1일 4회 운행하는 무궁화호 정기 여객열차의 운영 중단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 구간의 열차는 버스교통이 발달하면서 열차 당 하루 이용객이 2명 정도에 불과하고, 영업비용이 수입의 무려 40배에 달해 2013년에만 3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더 이상 열차를 운행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으로, 창원시에서도 운영중단에 동의했다.

대체교통수단으로 마산·창원역과 진해역 경유 버스를 포함해 마산~진해간 8개 노선 및 창원~진해간 9개 노선에 버스를 운행 중이다.

다만 국토부와 철도공사는 진해선의 정기여객열차를 중단하더라도 화물열차와 벚꽃축제 기간 관광열차는 계속 운행토록 할 계획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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