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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레 시한부? 일본축구 원로들 고성으로 번져


입력 2014.12.19 09:43 수정 2014.12.19 09:4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승부조작 혐의 아기레 감독 선임 책임공방

아시안컵 우승커녕 대표팀 이미지 훼손 우려

승부조작 파문 전부터 아기레 감독에 대한 일본내 여론은 그리 좋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승부조작 파문 전부터 아기레 감독에 대한 일본내 여론은 그리 좋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사라고사를 지휘하던 시절, 승부 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현 일본 축구대표팀 하비에르 아기레(56·멕시코)이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스페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라고사 구단은 ‘2010-1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반테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강등을 막기 위해 상대 선수들을 돈으로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사령탑 아기레 감독이 구단과 공모해 승부조작에 깊숙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경기에서 사라고사는 2-1 승리, 2부리그로의 강등을 피했다.

애꿎게 불통이 튄 것은 바로 아기레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일본축구협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자케로니 전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승부조작 파문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당장 다음달 열리는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기레 감독을 경질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일본은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준결승에서 한국을 가로막았던 숙적인 만큼, 일본대표팀 행보는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슈틸리케호에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지금 상태라면 아기레 감독이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잡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고, 자칫 대회를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사실 승부조작 파문 전부터 아기레 감독에 대한 일본내 여론은 그리 좋지 못했다. 평가전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오른데 이어 세대교체를 선언했다가 부진하자 다시 베테랑을 불러들이는 등 갈팡질팡했다.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을 소집해놓고 개인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기행을 저질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그동안 아기레 감독의 행보에 조심스러운 관망세로 일관했다. 아기레 감독을 불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내막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긴 했지만, 아기레 감독이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해 일단은 믿고 지켜보자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여론이 점점 악화되면서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JFA)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아기레 감독의 해임 여부를 놓고 긴급 논의했다. 여기서 아기레 감독 선임에 대한 책임공방을 놓고 축구원로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아기레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축구팬들 10명 가운데 7~8명이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후원 기업들도 아기레 감독을 방치할 경우, 대표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한다. 결국,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아기레 감독은 사실상 시한부 신세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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