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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틀임 나선 SK, 팬심 되돌릴 화룡점정은?


입력 2014.12.18 11:23 수정 2014.12.18 11: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FA 최정 최고액이어 김광현도 파격 연봉인상

제2의 도약, 홈페이지 게시판 '용틀임마당' 부활

SK가 다시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연합뉴스 SK가 다시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연합뉴스

그동안 내부 단속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SK 와이번스가 연이은 파격 행보로 김용희 신임감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는 17일, 2006년에 입단한 ‘87년생 트리오’ 이재원·김성현·이명기와 2015년도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비로소 껍질을 깨고 나온 이재원과는 연봉 7500만 원에서 133.3% 인상된 1억 75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주전 유격수로 성장한 김성현도 7000만 원에서 1억 4000 만원(100% 인상)으로, 2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외야수 이명기도 150% 인상(4000만 원→ 1억 원)의 수혜를 입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SK는 FA 시장이 열리자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정에게 역대 최고액(4년간 86억 원)을 선사했고, 김강민과 조동화도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계약을 맺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에이스 김광현은 스토브리그 실질적 최대 수혜자다. SK는 적은 포스팅 액수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지지해줬다. 아쉽게 계약이 실패로 끝나자 김광현의 결혼식에 맞춰 비FA 선수 역대 최고 인상액(3억 3000만 원)을 선물로 안겼다. 김광현의 내년 시즌 연봉은 웬만한 FA 부럽지 않은 6억 원이다.

SK는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를 5위로 마감,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이 좌절됐다. 팀 성적만 놓고 보면 연봉을 크게 올려줄 명분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SK의 선택은 역발상이었다.

2000년 창단한 SK는 인천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해체된 쌍방울 선수들을 받아들여 팀을 대표할 지역 출신의 스타가 마땅치 않았고, 이전 연고팀이었던 현대의 갑작스런 이전으로 인천 야구팬들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았다.

SK의 정성은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한 2007년 결실을 맺었다. 팀 성적을 책임질 김성근 감독과 올드팬들의 압도적 사랑을 받았던 이만수 수석코치의 부임은 팬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안성맞춤이었다. 실제로 SK는 2007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 5,256명이던 평균관중이 이듬해 10,419명으로 두 배나 늘었다.

신이 난 구단은 문학구장을 아예 놀이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3루 측에는 LED 전광판을 마련해 메이저리그 구장에 온 것과 같은 효과를 불어넣었고, 홈런 커플존과 프렌들리 존, 패밀리 존, 그린 존 등 문학구장만의 특색을 살렸다. 또한 삼겹살을 먹을 수 있는 바비큐존과 어린이들을 위한 미니 기차와 놀이 시설을 제공했다.

하지만 SK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이른바 ‘막걸리 야구’를 원했던 구단 수뇌부와 김성근 감독간의 간극이 발생했고, 그해 8월 김 감독이 경질되자 크게 분노한 SK팬들은 문학구장 소요사태에 이어 신문광고 등으로 프런트를 크게 비판했다. ‘야신’이 물러난 2011년,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불구하고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평균관중이 감소한 팀이었다.

그러면서 내부 선수들의 유출도 막지 못했다. 2009년 FA 자격을 얻은 이진영이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데 이어 왕조 탄생의 공신들이었던 정대현, 이승호, 이호준, 정근우가 차례로 팀을 떠났다. 또한 레전드로 불린 김원형, 박경완, 김재현, 박재홍 등도 같은 시기 은퇴수순을 밟았다.

김성근, 이만수 감독을 거치며 격동의 시기를 보낸 SK는 김용희 5대 감독 체제를 맞이하며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던 SK 프런트도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팬들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다.

차가웠던 팬들의 마음을 확 돌릴 수 있는 화룡점정은 역시나 구단 홈페이지 내 게시판인 ‘용틀임 마당’의 부활이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경질된 시기였던 2011년, 뚜렷한 이유 없이 이곳을 폐쇄시켰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팬심 야구’가 득세로 떠오른 최근, 팬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을 수 있는 공간은 필수 요소다. 감독 선임과 관련, 팬들의 의견을 크게 반영한 호랑이 사랑방(KIA)과 톡수리(한화) 코너가 대표적이다. 재도약을 노리는 비룡군단이 용틀임을 마지막 눈동자로 그려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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