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건축물 부실설계·시공 원인 인명피해땐 업계서 즉각 퇴출


입력 2014.12.18 11:30 수정 2014.12.18 11:02        데일리안=이소희 기자

국토부,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 발표…설계·시공 상시 모니터링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환풍구 덮개를 지지하는 받침대(지지대)에 대한 하중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환풍구 덮개를 지지하는 받침대(지지대)에 대한 하중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아산 오피스텔 붕괴 사고, 장성 요양병원·담양펜션 화재,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건축물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됐다.

설계자·시공자·감리자가 부실설계와 부실시공 등 불법행위를 하다 2회 적발되면 앞으로 업계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또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되고,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난연재료 기준 등은 규모와 용도에 관계없이 모든 건축물에 적용하게 된다.

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18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에 발표했다.

이번 종합대책은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 7개월간 40여 차례의 전문가 검토를 거쳐 마련한 안으로, 국토부는 공사현장을 불시 점검해 불법행위를 감독하는 건축안전 모니터링 사업을 연중 실시할 방침이다.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에는 먼저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대폭 강화됐다.

◇설계·시공 상시 모니터링…불법 2년간 2회 적발되면 영구 퇴출, 벌금수준 대폭 상향

‘1·2 Strike-Out’제를 시행해 불법설계 또는 시공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건축관계자(설계자·시공자·감리자·관계전문기술자)와 업체는 즉시 업계에서 퇴출된다.

건축안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과실 불법이 적발되는 업체와 건축 관계자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고, 2년간 2회 적발되면 영구적으로 업계에서 퇴출된다.

아울러 업무정지 및 취소 내용은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에 공개돼 일반 국민이 그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건축법 위반 처벌 대상자가 확대되고 벌금 수준도 상향된다. 처벌 대상자를 설계자·시공자·감리자 뿐 아니라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건축주나 저질 자재를 공사 현장에 납품한 제조업자·유통업자 등으로 확대한다.

분양신고 위반 등 경제사범보다 낮은 현행 건축법의 벌금 수준은 대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건축물 분양신고 위반 시 벌금은 3억 원인 반면에 일반적 건축법 위반 시 벌금은 1000만 원 이하에 불과하므로 3억 원 수준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건축 관계자 배상책임보험 제도(PLI, Professional Liability Insurance)도 적극 검토된다. 이 제도는 건축주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고 부실설계를 하면 보험료가 상승되는 구조로 미국 등 선진외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건축설계 보험제도는 부실설계를 해도 용역비 한도 내에서 배상하고, 업계의 신뢰도와 무관하게 요율이 결정돼 실효성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행위 적발 체계를 강화한다.

각 지자체가 건축행정업무를 보조하는 ‘지역건축센터’를 설립하도록 추진한다. 지역건축센터는 허가관청의 전문성과 인력부족으로 안전관리가 소홀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행강제금을 재원으로 설립, 구조기술사, 건축사 등 전문인력을 채용해 구조도서를 검토하고 공사현장을 조사·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국토부는 공사현장을 불시에 점검해 부실을 적발하는 ‘건축안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지자체와 감리자가 검토하기 어려운 샌드위치패널, 철강자재 등 기성제품의 품질, 구조안전 설계 등 전문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에 적발된 현장은 위법이 시정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해당 업체는 ‘2 Strike-Out’을 적용하며, 법정도서가 누락되거나 미흡해도 건축을 허가한 공무원도 함께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한다.

모니터링은 올해 250건을 진행하고 2015년에는 1000건, 2016년은 전체 허가건수의 1%인 2000건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안전관리는 맞춤형으로…안전영향평가 도입·다중이용 건축물 범위 확대·난연성능 의무화

안전관리는 맞춤형 체계를 구축한다.

50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 초대형건축물(공동주택 제외)은 건축허가를 하기 전에 해당 건물과 인접대지의 구조안전 성능을 종합평가하는 ‘안전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된다.

초대형건축물의 경우 일반건축물의 건축기준으로는 안전검토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제2롯데월드의 경우에는 시민안전단이 약 5개월간 안전영향평가를 사실상 수행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토부는 객관적이고 신속한 평가를 위해 안전영향평가 기관을 국책연구기관 중에서 선정할 계획이며, 허가관청은 건축주로부터 제출받은 평가도서를 평가기관에 송부해 평가를 의뢰하게 된다.

건축심의를 받아야 하고, 유지관리 점검 대상이 되는 ‘다중이용 건축물’의 범위도 넓힌다. 현행 범위 기준으로는 500명 이상 수용했던 마우나리조트 체육관(1205㎡) 등도 다중이용시설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대상 규모 기준을 5000㎡에서 10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 제도의 사각지대도 챙긴다.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난연재료 사용기준과 구조안전 기준 등은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에 관계없이 확대 적용하게 된다.

현행 기준으로는 올해 사고가 발생했던 장성 요양병원, 담양펜션 등은 난연재료 및 구조안전 확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를 앞으로는 건축물에 사용하는 모든 샌드위치 패널은 난연 성능을 확보토록 하며, 구조안전확인서 제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2층 이하 1000㎡ 이하 소규모 건축물도 구조안전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공사현장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한다. ‘QR 코드(Quick Response Code)’를 시험성적서와 제품에 부착해 현장에서 핸드폰 앱을 이용, 건축자재 성능과 정품여부를 확인한다.

시공자는 철근 배근 및 철골 조립,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야 하며, 감리자와 허가권자 및 건축주에게 촬영 파일을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신축하는 건축물뿐 아니라 준공된 건축물의 안전관리도 강화된다. 기존 건축물에 내진 보수·보강하는 경우는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가 늘어난다.

다중이용건축물 등의 소유자는 내년에 국토부가 배포 예정인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라 건축물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건축물 유지관리자’를 지정해 허가관청에 신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는 건축물 소유자도 유지관리자가 될 수 있다.

고양터미널 화재사고 사례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유지관리자는 방화셔터를 작동을 중단하고 수선 및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임대업자의 무단 용도변경 행위 등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최근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환기구, 광고물, 환기덕트, 공작물 등 건축물의 부속 구조물에 대한 설치 방법·위치, 유지관리 등에 관한 안전규정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추진과제별 세부 시행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 및 입법예고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추진과제 중 건축관계자 배상책임보험(PLI), 안전영향평가 제도 등 연구 용역이 필요한 부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추진과제는 내년 상반기 내에 입법예고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안전대책이 사고 직후 단편적인 제도강화에 치중했다면, 이번 대책은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하되 새로운 규제신설은 최소화하면서 기존의 건축안전 제도가 설계, 시공, 유지관리 과정에서 반드시 준수되도록 하는 이행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어느 대책보다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소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