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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아씨' 황수정이 재기에 성공하려면...


입력 2014.12.18 09:05 수정 2014.12.18 09:48        민교동 객원기자

마약 간통 논란 후 대중 외면…복귀 실패

FA시장 등장 속 컴백 아닌 '재기'가 관건

물의를 빚은 후 오랜 공백기를 보낸 황수정은 저조한 복귀 성적표와 캐스팅 무산 등 여전히 재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데일리안DB 물의를 빚은 후 오랜 공백기를 보낸 황수정은 저조한 복귀 성적표와 캐스팅 무산 등 여전히 재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데일리안DB

분명 그는 최고의 스타였다. 지난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허준'을 통해 전국민의 예진 아씨가 된 황수정은 세기말 한국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이자 여배우였다.

1999년의 한국은 혼란한 시기였다. 경제적으로는 IMF라는 깊은 시름을 벗어나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고 있던 시기였으며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세기말의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시기였다. 21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국 국민들은 오히려 조선시대 여성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예진 아씨에게 열광했다.

IMF를 통해 가장들이 위기에 내몰린 데다 21세기로의 전환점에서 가부장적인 기존 유교적 가족의 개념이 완전히 무너지던 시점이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서 힘겨워하던 대한민국 남성들이 유교적 가치가 중시되던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여성상인 예진 아씨에게 열광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당시 '허준'의 예진 아씨는 그 시절 한국 남성들이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붙잡고 싶었던 여성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하며 황수정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렇지만 황수정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마약 불법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수정은 간통 혐의까지 더해지며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배우 황수정의 몰락은 곧 예진 아씨의 몰락이었다. 예진 아씨라는 캐릭터를 통해 한국 남성들이 지키고자 했던 여성상은 배우 황수정의 몰락과 함께 결국 함께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13년 방영된 MBC 드라마 '구암 허준'의 예진 아씨를 봐도 알 수 있다. 박진희가 연기한 예진 아씨는 분명 1999년 당시 황수정의 예진 아씨와는 사뭇 달랐다. 보다 진취적이며 적극적이다. 더 이상 1999년 당시 '허준'의 예진 아씨처럼 한국 남성들이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붙잡아 두고 싶어 했던 전통적인 조선시대의 여성상에 부합하는 예진 아씨가 아니었다.

물론 '구암 허준'에서의 예진 아씨 역시 허준을 돕지만 과거 유교적인 체제에서의 여성상이 아닌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상에 더 가까운 예진 아씨였다.

배우 황수정은 1999년 드라마 '허준'의 예진아씨 캐릭터로 큰 인기를 모았다. ⓒ MBC 배우 황수정은 1999년 드라마 '허준'의 예진아씨 캐릭터로 큰 인기를 모았다. ⓒ MBC

그렇게 ‘예진 아씨’ 황수정의 시대는 갔지만 배우 황수정은 다시 연예계로 돌아왔다. 마약 불법 투약과 간통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배우 황수정이 연예계로 컴백한 것. 지난 2007년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컴백한 황수정은 철저한 흥행 실패를 경험한다.

'허준' 등 전성기 시절 그가 출연한 드라마가 기록한 시청률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저조한 시청률이었다. 그의 컴백을 두고 논란도 많았지만 그로 인해 더욱 화제 몰이에 성공한 드라마임에도 '소금인형'은 철저하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로 인해 황수정의 컴백 성적표는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황수정의 재기를 위한 노력은 여기서 중단되지 않았다.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에 출연하며 스크린에 문을 두드린 것. 그렇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대중들의 반응은 없었다. 이후 영화 '여의도' 단막극 드라마 '아들을 위하여' 등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별다른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최근 다시 황수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속사와 결별하고 그가 FA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소속사 제이에프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후 FA(Free Agent) 시장에 나와 새 소속사를 물색 중이라는 것. 황수정은 배우로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에게 가장 힘겨운 부분은 역시 컴백이다. 자숙기간이 너무 짧으면 컴백 과정에서 엄청난 비난에 휩싸일 수 있으며 자숙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대중에게 잊힐 수 있기 때문이다. 황수정은 5년여 만에 컴백한 것으로 그 당시 너무 이른 컴백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긴 했다.

그렇지만 마약과 간통이 비교적 큰 물의에 해당되지만 5년여의 자숙기간이 그리 짧은 것도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논란은 언제 컴백해도 불기피했음을 감안할 때 적절한 시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렇지만 컴백작이 매우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황수정의 컴백은 결국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소금인형'으로 컴백에는 성공했지만 황수정의 재기는 성공하지 못했다. '소금인형' 이후 황수정은 7년 째 재기를 노리고 있다. 최고의 기회도 있었다.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방영한 KBS 주말연속극 '참 좋은 시절'이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 강동석(이서진 분)의 쌍둥이 누나인 강동옥 역할로 출연이 거론되던 황수정은 지난 해 연말 불거진 연예인 성매매 루머로 인해 출연이 무산됐다.

당시 불거진 소문은 말 그대로 헛소문에 불과했으며 당시 거론된 연예인이 수십 명이었음을 감안하면 황수정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당시 루머에 연루된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잠시의 구설을 겪었지만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함께 모두 사실무근임이 밝혀졌다. 유독 황수정만 잠시의 구설이 아닌 캐스팅 무산이라는 실질적인 손해를 본 셈이다. 이후 그 배역은 김지호에게 돌아갔고 좋은 연기력을 선보인 김지호는 시청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수정 입장에선 다시 한 번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와 연기력을 입증 받아 연기파 배우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황수정은 또 한 번의 재기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연예관계자들은 황수정이 재기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계기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고로 7살 지능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역할인 '참 좋은 시절'의 강동옥 역할이 황수정에겐 최고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물의를 빚은 후 오랜 공백기를 보낸 황수정은 저조한 복귀 성적표와 캐스팅 무산 등 여전히 재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데일리안DB 물의를 빚은 후 오랜 공백기를 보낸 황수정은 저조한 복귀 성적표와 캐스팅 무산 등 여전히 재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데일리안DB

그렇지만 이런 기회를 잡는 것이 황수정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도 황수정의 작품 출연, 특히 드라마 출연에는 논란이 동반된다. 제작진 입장에선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참 좋은 시절' 캐스팅 무산 역시 연예인 성매매 루머로 그런 부담감이 커진 것이 커다란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변화의 길이 있다. 많은 연예관계자들은 여전히 황수정의 연기 색깔이 '허준'의 예진 아씨와 비슷하다는 얘길 많이 한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세상은 변했다. 예진 아씨 역시 '허준'의 그것 보다는 '구암 허준'에서 박진희의 그것이 더 친숙한 세상이다. 여전히 1999년 당시의 예진 아씨에 머물러 있다면 2014년, 아니 이제 곧 다가올 2015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황수정은 과거의 물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당시의 연기톤과 이미지 등도 모두 벗어야 한다. 신인의 자세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황수정이라는 배우가 소화할 캐릭터는 여전히 많을 것이다. 또한 황수정이 먼저 변화한다면 확실한 계기가 될 좋은 기회도 자연스레 다가올 것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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