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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식·선수협 십자포화, 다시 일어난 팬심야구


입력 2014.12.17 15:23 수정 2014.12.18 14: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해 김성근 감독 물고 늘어지기

납득가지 않는 최근 행보들, 팬들 분노의 목소리

비활동기간 훈련과 관련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오른쪽)의 입장은 팬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활동기간 훈련과 관련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오른쪽)의 입장은 팬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4년 프로야구 최고의 키워드는 팬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이른 바 ‘팬심야구’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소통이 수월해진 야구팬들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프로야구계에 불어 닥친 ‘팬심야구’는 제도는 물론 심지어 감독 임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작은 시즌 중반 급하게 도입된 ‘심판 합의판정’ 즉, 비디오 판독이다. 최근 오심 논란이 크게 불거지며 구단과 팬들의 불신이 깊어지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후반기부터 합의 판정 대상을 5개로 크게 늘렸다. 결과적으로 심판들은 부담을 덜게 됐고, 오심이 줄어 팬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KIA와 한화는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아예 사령탑까지 바꿨다. KIA는 시즌 후 선동열 감독과 2년 재계약, 팬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오고 말았다. 이에 선동열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글은 남겼지만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선 감독은 재계약을 맺은 지 6일 만에 자진사퇴 수순을 밟았다.

한화는 정반대의 경우다. 당초 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내부 승격 카드를 꺼내들려 했다. 그러자 한화팬들은 ‘야신’ 김성근 감독만이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동영상을 제작 및 한화 본사 앞 1인 시위를 벌였고, 바람은 이뤄졌다.

어긋난 선수단 관리로 팬들의 십자포화를 맞게 된 구단도 수뇌부가 물러나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바로 CCTV 사찰 논란을 일으킨 롯데 자이언츠다. 급기야 내년 시즌 무관중 운동을 벌이자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롯데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단장 등 프런트가 모두 자진사퇴 수순을 밟았다.

성난 팬심이 이번에는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프로야구 선수협회’(이하 선수협)에 쏠리고 있다. 이유는 일관적이지 못한 선수협의 목소리 때문이다.

선수협은 이달 초 정기총회를 통해 비활동 기간 훈련 금지에 대한 입장을 서재응 회장을 통해 재확인했다. 하지만 넥센 선수들이 홈구장에서 자발적 훈련에 나선 것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히며 일이 커졌다.

그러자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문제의 원인을 엉뚱하게도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 돌렸다. 이전까지 잘 지켜지던 규정이 김성근 감독의 복귀로 깨질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골자다. 정작 김성근 감독은 선수협 입장을 수용해 추가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미 내놓은 상황이었다.

팬들이 선수협에 요구하는 목소리는 하나다. 프로 야구의 발전과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선수협 본연의 임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선수협은 최근 불거진 선수들과 관련된 논란에서 소극적 입장을 취해왔다. 롯데 CCTV 사건이 대표적이다. CCTV 사건이야 말로 한국 야구의 발전과 선수 권익보호에 일맥상통하는 일이었다. 당시 박충식 사무총장은 “법적 대응 등 이번 사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 선수협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선수협 출범에 일조한 방송인 강병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배부른 귀족 선수협회”라는 돌직구를 날렸다. 박충식 사무총장과 선수협은 팬들의 거센 공세를 왜 받고 있는지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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