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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의 '로켓배송' 실험 통할까


입력 2014.12.04 16:08 수정 2014.12.04 21:05        김영진 기자

직접 배송서비스 시행 월 20억 이상 지출...쿠팡맨 정규직, 고객불만 등 현안 산적

쿠팡이 지난 3월부터 시범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로켓배송. ⓒ쿠팡 홈페이지 쿠팡이 지난 3월부터 시범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로켓배송. ⓒ쿠팡 홈페이지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에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로켓배송'에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셜커머스업체가 직접 배송기사와 차량을 구입해 배송 서비스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번 로켓배송 실험 성공 여부에 따라 쿠팡은 물론 업계에도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4일 쿠팡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3월부터 로켓배송이라는 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기저귀와 같은 육아용품 위주였으나 지금은 생활용품 쪽으로 확대했다.

배송은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와 경기 일부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쿠팡맨'이라는 배송직원들도 약 700명 고용했고 현재도 700여명을 추가로 모집 중이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쿠팡맨은 6개월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계약을 3번 까지 연장할 수 있다. 즉 18개월까지 정규직이 되지 못하면 쿠팡맨은 퇴사해야 한다. 쿠팡맨은 260만~350만원의 월급을 받고 회사에서 1톤 차량과 유류비를 따로 지원받는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은 차별화와 고객중심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을 어떻게 가장 만족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고객들이 배송에 가장 민감하다는 것을 알게 돼 시범적으로 서비스하게 됐다"며 "고객 반응에 따라 서비스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쿠팡맨들의 친절 및 손 편지 등 차별화된 서비스에 호의적인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 서비스 도입에는 김범석 쿠팡 대표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학교 석사에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김 대표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때 미국의 아마존을 모델로 삼았다는 전언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 거의 유일하게 자체 물류창고와 직접 배송을 통해 배송속도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이유가 쿠팡맨들의 처우개선 및 과다한 비용문제, 거기에 직접 배송한다고 고객들이 모두 만족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700명에 달하는 쿠팡맨들이 월 300만원씩 받는다고 보면 인건비로만 월 21억원, 연 252억원이 나가게 된다. 차량 구입비와 유류비까지 포함하면 비용은 더 증가하게 된다. 쿠팡맨들의 정규직 전환도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인터넷 상에는 "정규직 전환이란 말과 지원 자격 고졸로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정작 정규직 전환사례는 없다", "노동 강도에 비해 받는 금액은 턱없이 적다", "일하다 나간 쿠팡맨들의 파급력은 생각안하시나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 역시 "저녁 8시 넘어서까지 배송하는 건 아기 키우는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배송하는 건 로켓배송의 의미가 없다", "쿠팡맨들 짠해서 쿠팡에서 안사고 위메프로 갈아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 5월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1억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을 로켓배송에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존 택배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고객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쿠팡에서 이런 서비스를 도입한 것에 업계는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쿠팡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시범 서비스 단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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