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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아내 30년간 간호하다 살해...“따라가려고”


입력 2014.11.28 16:22 수정 2014.11.28 16:29        스팟뉴스팀

경찰 “병수발에 지쳐 살해한 듯, 회복 되면 구속영장 신청”

30년간 파킨슨병을 앓던 아내를 둔기로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남편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연합뉴스 30년간 파킨슨병을 앓던 아내를 둔기로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남편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연합뉴스

30년간 파킨슨병을 앓던 아내(70)를 둔기로 살해하고 뒤따라가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남편 문모 씨(72)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23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2시 15분께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 안방에서 쓰러져있는 노부부를 아들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문모 씨는 머리에 상처를 입고 안방 화장실 좌변기에, 부인은 피를 흘린 채 안방 침대에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처음 사건조사에서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인 줄 알았으나 수사 진행 중에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사실을 밝혀냈다.

치료 중이던 문모 씨는 아들에게 “미안하다. 엄마랑 같이 저 세상에 가려 그랬다”라고 한 뒤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공판에서 문모 씨는 "52년 전 아내와 연애로 결혼해 경북 고향에 터를 잡고 신혼살림을 시작했다"며 ”교직에 있던 내가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닐 때도 아내는 끝까지 시골에 남아 홀로 시부모를 봉양하며 농사를 지은 조강지처였다"고 진술하며 울먹였다. 이어 "이런 아내를 잃은 내게 더 이상 살 길이 보이지 않고, 살아야 할 명분도 없다. 구치소 밖으로 나가서 스스로 삶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문모 씨가 장기간의 병수발을 견디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 문모 씨가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모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6일 열린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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