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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장원준, 진정 88억 가치 지니고 있나


입력 2014.11.29 08:05 수정 2014.11.29 08:1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과도한 FA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몸값에 관심

액수 떠나 새로운 환경서 시작하고픈 선수 자세

지난해 강민호에 이어 역대 최고액에 도전하는 장원준. ⓒ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강민호에 이어 역대 최고액에 도전하는 장원준. ⓒ 롯데 자이언츠

"탐난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

FA 시장에 뛰어든 좌완투수 장원준(29)을 바라보는 각 구단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장원준은 최근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의 협상이 결렬되며 FA시장에 나왔다. 롯데의 간판스타 이미지가 강한 장원준으로서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롯데가 장원준을 잡기 위하여 무려 88억 원이라는 배팅을 했음에도 선수측이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는 최근 SK와 재계약에 성공한 최정이 기록한 86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FA 최고액수다.

장원준의 몸값폭등은 최근 FA 시장을 둘러싼 거품 논란과 둘러싸서 팬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88억 원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와 맞물려 '장원준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장원준은 프로무대에서 통산 85승을 거뒀고 자책점은 4.18을 기록했다.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5년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리그에서 수준급 좌완 선발투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장원준이 동시대를 풍미한 류현진이나 김광현, 윤석민같은 선수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커리어 최다승은 2011년 기록한 15승이며, 3점대 이하 자책점을 기록한 시즌은 고작 세 번 뿐이다. 최근 4년 80억 원에 계약하며 비교대상이 될 만한 삼성 윤성환(통산 82승, 평균자책점 3.88)과 비교해도 다소 안정감이 떨어진다. 일부 팬들은 장원준을 가리켜 '제2의 강민호'가 될 수 있다며 몸값이 과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다만 장원준이 롯데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단지 과도한 돈 욕심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88억 원은 어디까지나 롯데가 제시한 액수지, 처음부터 장원준이 요구한 금액이 아니다. 롯데가 이례적으로 계약에 실패하고도 배팅 액수를 공개한 것은, 장원준을 놓칠 경우를 대비한 여론 무마용이거나, 다른 구단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장원준 역시 정들었던 롯데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원준의 계약 규모가 가뜩이나 말 많은 FA 시장에서 민감한 '떡밥'이 되어버렸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장원준이 이미 롯데의 제안을 거부할 때부터 가고 싶은 행선지를 정해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몸값이 100억 이상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장원준의 몸값을 두고 '비싸다'고 아우성이지만, 뒤로는 장원준을 영입하기 위하여 돈다발을 싸들고 벼르고 있는 구단들이 여럿 있다는 풍문이다. 물론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만일 사실이 될 경우 장원준이 주장한 "돈이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공허한 변명이 될 수밖에 없다.

야구계에서도 장원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원준은 현재 시장에 남은 마지막 대어급 선수 중 한명이다. 장원준의 계약과 그 규모 여부에 따라 기형화된 FA시장의 재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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