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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 화신’ 허재 최대 위기…복장의 운은 어디로?


입력 2014.11.28 15:00 수정 2014.11.28 15:0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막강 빅3’ 전력 이탈..하루아침에 동네북 신세

리그 9위 추락, 얇은 선수층 반등 기미 없어

전주 KCC 허재 감독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 연합뉴스 전주 KCC 허재 감독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 연합뉴스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49)이 지도자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는 28일 현재, 8연패 수렁에 빠지며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9연패에 허덕이는 삼성 덕에 간신히 꼴찌만 면하고 있다. 원래 약체로 평가받았던 삼성에 비해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던 KCC의 몰락이 주는 충격이 더 크다.

KCC는 전신 현대 시절 포함 프로농구 역대 최다우승(5회)에 빛나는 명문구단이다.

허재 감독 부임 후에는 2009년과 2011년 두 번의 우승을 추가했다. 프로 무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본 것은 허재 감독이 사상 최초다. 2005년부터 KCC의 2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허재 감독은 올해로 정확히 10시즌 째 KCC를 이끌고 있는 KBL의 대표적인 장수 감독이다.

허재 감독은 프로농구계의 대표적인 복장(福將)으로도 꼽힌다. 현역 시절부터 '선수 복'이 많기로 유명했던 허재 감독은 사령탑 데뷔 이후에는 이상민, 추승균, 조성원 서장훈, 하승진, 강병현, 김민구, 전태풍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했다.

특히 전력보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각종 드래프트(신인·외국인·귀화)에서 특급 선수들이 나오는 해마다 매번 1·2순위를 독점하며 '뽑기의 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데 올해는 허재 감독의 운이 예전 같지 않다. KCC는 올 시즌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데다 특급 포인트가드 김태술을 영입하며 기존의 국가대표 가드 김민구까지 막강 '빅3'를 구축하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김민구가 국가대표 차출 기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며 중상을 입고 시즌 아웃된 것을 시작으로 6억 2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김태술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 마저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하루아침에 우승후보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한 것.

KCC는 허재 감독 부임 이후 3년차이던 2008-09시즌에도 8연패 수렁에 빠진바 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전세를 뒤집으며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팀 중심인 하승진의 컨디션이 정점에 올라오는 시기와 팀 전력이 일치했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차이는 선수층이다. 당시 KCC는 하승진이 없어도 추승균, 전태풍, 강병현 등 화려한 멤버들이 뒤를 받쳤다. 마이카 브랜드, 테렌스 레더, 크리스 다니엘스 등 하승진이 없어도 센터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빅맨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KCC에는 확실한 국내 득점원도, 골밑을 지켜줄 정통 빅맨도 없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너무 큰데다 임재현처럼 어려울 때 분위기를 잡아줄 베테랑도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분위기에서 부상자까지 속출하며 베스트 5를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KCC의 창단 최다연패는 허재 감독의 사령탑 2년차였던 2006-07시즌 기록한 10연패다. 당시 KCC는 최하위의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더 이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KCC로서는 창단 이래 최초의 3년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도 가까워질 수 있다.

승부욕의 화신이었던 허재 감독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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