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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 잃고 선수 잃고…다 놓친 롯데 괜찮을까


입력 2014.11.28 00:18 수정 2014.11.28 08:4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FA 최대어 장원준 이어 김사율-박기혁 재계약 실패

선수들 마음도 잃었다는 주장까지..육성도 회의적

롯데는 장원준 등 팀내 FA 3명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 롯데는 장원준 등 팀내 FA 3명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구단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구단 안팎으로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FA 자격을 획득한 팀내 3명의 선수와의 재계약에 모두 실패했다.

좌완 에이스 장원준과 구단 세이브 신기록 보유자 김사율, 그리고 한때 국가대표 유격수였던 박기혁이 모두 롯데 구단의 제시안을 거절하고 FA 시장으로 나갔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협상이 결렬되자 롯데 구단은 이례적으로 그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선수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이어 롯데가 장원준에게 제시한 금액이 역대 FA 최대 규모인 4년 총액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 옵션 8억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장원준에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장원준이 90억원 선에서 계약을 체결한다면, 지난해 좌완 투수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장원삼(삼성)보다 무려 30억원이나 많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 측에서 제시한 금액도 소속팀을 몇 차례나 우승으로 이끌었던 SK 최정 몸값(86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롯데는 김사율에게 3년 13억원(보장금액 10억원·옵션 3억원), 박기혁에게는 3년 10억원(보장금액 6억원·옵션 4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모두 FA 시장으로 나왔다. 롯데의 제안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롯데 구단이 올 시즌 보여준 그릇된 행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가한다. ‘어떤 선수가 CCTV로 자신들을 감시하는 구단에서 뛰고 싶겠냐’는 주장도 들린다.

이 의견이 사실이라면 롯데 구단은 올 시즌 내내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통해 팬심은 물론 선수들의 마음까지 잃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올 시즌 롯데 선수단은 몇 차례의 단체 행동을 통해 그들의 뜻을 관철하려 했고, 구단 프런트에 실망한 팬들은 ‘1인 시위’ 등을 통해 항의했다. 이래저래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롯데 구단은 세 선수와의 협상이 결렬됐음을 알리면서 그 비용을 내부 육성으로 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롯데는 ‘명투수 조련사’로 명성이 높았던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가 재직하던 지난 2년 동안 새로운 투수를 전혀 발굴하지 못했다. 그들도 하지 못했던 일을 신임 이종운 감독이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이었던 두산은 오프시즌에 FA 자격을 획득한 주요 야수 3명(이종욱·손시헌·최준석)을 모두 놓쳤다. 그리고 올 시즌 6위에 그쳤다. 선수층이 두꺼웠기에 그들을 놓치고도 담담한 척했지만, 그 중 2명을 데려간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장원준을 잃은 롯데는 작년의 두산보다 더 큰 손해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롯데는 두산처럼 선수층이 두꺼운 팀도 아니다. 특히, 장원준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좌완 투수는 팀에 없다. 올 시즌 7위에 그쳤던 롯데의 내년 시즌이 우려를 낳고 있는 이유다.

감독이 바뀌는 과정에서의 드러난 프런트 수뇌부 사이의 갈등과 그로 인한 팬들의 실망. 그리고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이탈까지. 구단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지난 2년의 실패는 지금부터 시작될 또 다른 암흑기의 전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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