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신은미 책 보니 "난 미제 하수인인 남한 출신"


입력 2014.11.28 16:05 수정 2014.11.28 16:16        문대현 기자

"평양시민들은 김일성 진심으로 존경"

네티즌 “그렇게 좋으면 북한가서 살아라”

2013년 9월 제작돼 통일부 홈페이지 UniTV 코너에 올라갔던 '서울평양기획시리즈' 4부작 중 2부인 '서울평양의 타임머신 세 여인' 편에 등장한 재미교포 신은미 씨. 동영상 화면 캡처. 2013년 9월 제작돼 통일부 홈페이지 UniTV 코너에 올라갔던 '서울평양기획시리즈' 4부작 중 2부인 '서울평양의 타임머신 세 여인' 편에 등장한 재미교포 신은미 씨. 동영상 화면 캡처.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평양은 공산 혁명의 수도가 아닌 아름다운 전원도시.”


최근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함께 서울 조계사 전통문화예술 공연장에서 이른바 ‘종북토크쇼’를 개최한 신은미 씨의 방북기에는 다량의 친북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되며 전 세계적으로 북한을 지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신 씨의 ‘친북’ 성향은 국제사회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 더욱 눈에 띈다.

신 씨는 대구 출생으로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미국시민권자로서 2011년 10월, 2012년 4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북한 전역을 여행했다.

이후 방북기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에 게재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던 날 ‘종북토크쇼’에 참가한 그는 “사람들이 젊은 지도자(김정은)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고 희망에 차 있는 게 보였다”며 “젊은 지도자가 나타나셔서 삶을 더 활기차고 발전적이며 생산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미국에서 왔다니까 ‘원수님 만나셔서 사진 한 장 찍으라’고 할 정도로 (김정은이) 친근한 지도자 같았다”며 “(우리나라는) 대통령님 만나려면 몇 개월씩이나 기다려도 못 만나는 그런 어려운 분”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신 씨의 설명과는 달리 유엔 제3위원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에는 북한 최고위층이 만든 정책으로 반인도적 범죄가 저질러졌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신 씨가 보고 경험한 북한은 유엔이 바라보는 시선과는 많이 달랐다. ‘데일리안’이 신 씨의 방북기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들여다 본 결과 책에는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북한 사회를 미화하는 내용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을 중심으로 남포, 원산, 금강산, 개성, 사리원 등지를 방문한 신 씨는 책에서 “외부에서는 북한을 (정치적인 이유로)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말들 하지만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양에 대해 “내 눈에 평양은 공산 혁명의 수도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전원도시로 보인다”며 “피라미드 모양의 류경호텔의 겉을 유리로 장식해 빛을 발하는 모습이 마치 동서양의 화폭을 새로운 감각으로 섞어 놓은 듯하다”며 감탄했다.

또한 “돌덩이처럼 굳어 있던 삶의 희로애락들이 알알이 흩어져 움직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습이 역동적”이라며 “노동당 창당기념일이 임박해 오는지 시내가 온통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 하고 평양시내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평양을 표현했다.

북한의 한 교회에 가서는 “이들이 김일성 주석을 존경하고 있다고 느껴질 뿐 아니라 김 주석의 서거 당시 평양시민의 통곡하는 모습은 아마도 진실이었을 것 같다”고 묘사했고 “(북한은) 내가 아는 인간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뿐만 아니다.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관광해설사에 대해서는 “나는 과연 저토록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내 나라에 대해서 말해본 적이 있었단 말인가”설명하며 “따지고 보면 우리 부부는 미 제국주의의 ‘하수인’인 남한 출신의 미국 시민”이라고 하기도 했다.

‘평양의 아침, 그리고 혁명열사능’편에서는 신혼부부가 결혼식을 마치고 난 직후 혁명열사능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을 전하며 ‘미국 친구들이나 우리 부부나 결혼식이 끝난 후 국립묘지 같은 곳을 참배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 아닌가’라고 이들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사리원, 개성 그리고 판문점’편에서는 북한의 군인에게조차 ‘입고 있는 옷은 달라도, 그들은 우리가 함께 보듬고 걸어갈 내 민족이요, 내 사랑하는 아들들이었다’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심각한 인권유린을 지적하고 독재정권을 비판한다. 북한에 몰래 잠입해 비참한 현실을 공개하는 영상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신 씨의 책 내용에는 이러한 사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에 신 씨 역시 북한을 다니며 좋은 점만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 씨가 표현하는 북한의 모습을 현 실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단면적이다. 대다수의 북한 인민들이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는 장면은 다 빼놓고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소수 계층의 모습만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 역시 신 씨를 비판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북한의 모든 것을 본 게 아니라 평양의 일부를 본 것을 전부 본 것처럼 표현했다’, ‘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북한 가서 살아라’. ‘지금 이 시간에도 굶어죽고 있는 동포가 얼마인지 아는가’라는 등 신 씨의 글에 신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addi****’는 “자기는 미국 살면서 무슨 한국 와서 북한 옹호인가? 미국 캘리포니아 호화저택 팔고 북한가서 살아라”면서 “살라고 하면 살지도 않는 사람 검은머리의 외국인이 딴 나라 걱정까지 하지마라”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 ‘chan****’는 “요덕수용소 인근 도시에 가본건가? 전시용 평양만 보고 쇼하지 말고 탈북자 하고 토론 한 번 해봐라”면서 “허구헌 날 헛소리하는 쪽바리들하고 완전 판박이”라며 수위를 높였다.

‘kdya****’는 “북한에 있는 동안 본 건 아마 가난에 허덕이는 불쌍한 주민들이 아니라 주체사상이 골수까지 스며든 노동당원들인 것도 모르냐”면서 “평양시내 건물들이 서울이랑 달리 조선풍으로 지어져서 개성이 강하고 아름다운 건 인정하는데 어차피 북한으로 가면 꿈도 못 꿀 그런 곳이다”라고 지적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