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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우스워진 FA 시장 거품, 발원지는?


입력 2014.11.27 10:17 수정 2014.11.27 11:3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정 역대 최고액 이어 윤성환도 투수 기록 경신

장원준 포함 준척급 FA 대거 시장에 나와 대박 도전

역대 최대 돈잔치의 수혜자가 될 최정-안지만-박용택-장원준-윤성환. ⓒ SK/삼성/LG/롯데 역대 최대 돈잔치의 수혜자가 될 최정-안지만-박용택-장원준-윤성환. ⓒ SK/삼성/LG/롯데

과도한 영입경쟁과 특급 선수들의 부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로야구 FA 시장이 사상 최대의 돈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SK는 26일 이번 FA 최대어로 손꼽힌 내야수 최정과 4년간 총액 86억원(계약금 42억원+연봉 44억원)의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롯데 강민호가 갈아치운 4년간 7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같은 날 투수 쪽에서도 역대 최고액이 나왔다. 삼성 선발 투수 윤성환은 4년간 총액 80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잔류를 선택했다. 이는 팀 동료 장원삼(4년 60억원)이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투수 최고액보다 20억원이나 높은 액수다. 50억 원대에서 계약이 성사된 SK 김강민과 LG 박용택의 액수가 오히려 저렴해 보일 정도다.

프로야구 FA시장은 15명의 계약이 이뤄진 지난해 총 532억 5000만원의 돈이 오갔다. 이는 261억 5000만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액수다. 게다가 9개 구단 선수 406명의 총 연봉(447억 2600만원, 외국인·신인 선수 제외)을 훌쩍 뛰어넘었다.

FA 광풍은 올 시즌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원 소속팀 우선협상 기한이 끝난 가운데 8명의 선수가 계약을 마쳤고, 액수는 무려 395억 5000만원에 달한다. 물론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온 선수가 아직 11명이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500억 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미친 듯이 치솟는 FA 몸값의 발원지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시작은 2012년 넥센으로 복귀한 이택근의 계약으로부터 비롯된다. 이전 시즌 LG에서 고작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4홈런 29타점에 그친 이택근은 친정팀 넥센과 4년간 50억원의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의 부진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넥센의 행보였다.

그러자 이듬해 FA 자격을 얻은 김주찬도 똑같은 조건을 제시한 KIA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과도한 거품이 형성됐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예 역대 1~3위의 계약이 성사됐다. 강민호와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의 계약이 바로 그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의 계약을 제시한 각 구단들도 사정이 있었다. 먼저 롯데는 이대호에 이어 김주찬, 홍성흔까지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붙잡지 못했고 이는 곧 성적 추락과 인기급감으로 이어졌다. 이미 강민호에게 역대 최고액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화 역시 마찬가지다. 최하위를 전전하는 팀 성적에 류현진이라는 부동의 에이스가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하고 말았다. 다행히 류현진의 포스팅비로 자금이 넉넉해진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특급 선수들의 잇따른 해외 진출도 FA 몸값 거품의 또 다른 요인일 수 있다. 리그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들인 이대호, 류현진, 오승환, 윤석민은 이미 미국과 일본행을 택했고, 김광현과 강정호도 타진 중에 있다.

전력에 큰 타격을 입은 구단들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자원들을 붙잡기 위해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S급 선수들이 빠져나가자 A와 B급 선수들의 대우가 격상돼 작금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정이 하루 전 기록한 역대 FA 최고액(86억원)은 며칠 안에 다시 작성될 공산이 크다. 좌완 선발 요원인 장원준이 원소속팀 롯데의 88억원 제의를 뿌리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영수, 나주환, 권혁, 송은범 등 준척급들도 확실한 대접을 받기 위해 FA 시장에 나왔다. 미칠 듯한 가격 거품의 끝은 과연 어디일지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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