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매각사 100% 고용승계"… 위로금 지급은?

삼성테크윈 등 석유화학·방산부문 4개 계열사 한화에 매각

삼성 측 "전환배치 미정… 위로금 지급 전혀 고려 안해"

삼성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17년만에 석유화학 및 방산 등 주요 계열사를 다른 대기업에 매각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연합뉴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4개 계열사 '빅딜'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계열사들의 인력 고용승계 및 전환배치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각 계열사 직원들에게 위로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을 비롯해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석유화확 및 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갖고 있는 삼성테크윈 지분의 32.4%를 8400억원에, 한화케미칼 및 한화에너지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원에 매입하게 된다. 총 매각규모만 1조9000억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이에 따라 매각 대상이 된 계열사들의 임직원 7500여명도 삼성에서 한화로 거처를 옮기게 될 전망이다. 국내 근무 기준으로 삼성테크윈은 4700여명, 삼성토탈은 15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300여명, 삼성탈레스는 1000여명 수준이다.

해외 사업장 인력까지 더해질 경우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갈 인력 규모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대규모의 인력의 소속이 바뀌는 만큼 고용승계 및 전환배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은 삼성 내부 직원들조차 눈치채지 못할만큼 조용히 진행돼 각 계열사 직원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한화로 적을 옮기게 되는 4개 계열사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100%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환배치 여부와 위로금 지급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전환배치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며 "위로금 지급 역시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환배치 및 위로금 지급 이슈는 앞서 삼성그룹이 매각을 진행했던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전례에 따라 불거졌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이같은 매각과 함께 삼성코닝정밀소재 임직원 300여명을 삼성전자 등 계열사 5곳에 전환배치를 진행했다. 또 전환배치를 받지 못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1인당 6000만원 선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례에 따라 이번 매각에서도 4개 계열사 직원들에 대한 전환배치 및 위로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일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이같은 전망에 대해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한화그룹과 한화케미컬, 한화에너지는 방위산업 부문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당장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좀 더 비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빅딜에 포함된 4개 계열사들은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는 이날 회사의 주력사업 부문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향후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사내담화를 발표했다. 삼성종합화학 역시 전국 3개 사업장(서울, 울산, 대산)을 화상을, 삼성토탈과 삼성탈레스는 사내 통신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