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부는 "아직도 뿌리타령이냐"는데...국내 뿌리산업의 위상은?


입력 2014.11.26 17:29 수정 2014.11.26 18:06        백지현 기자

"뿌리산업이 제대로 서지 않고선 기술강국으로 도약 힘들어"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전략경영학회은 26일 중소기업 DMC타워 대회의실에서 ‘한일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전략’이라는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중소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전략경영학회은 26일 중소기업 DMC타워 대회의실에서 ‘한일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전략’이라는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중소기업연구원

“정부 관계자와 만나 뿌리산업에 대한 예산을 늘려달라고 하면, ‘아직도’ 뿌리타령이냐고 하는데 뿌리산업이 제대로 서지 않고선 기술 강국으로 가기 힘듭니다.”

이덕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장은 26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전략경영학회가 ‘한일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공동포럼에서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정부의 미흡한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 본부장은 ‘한국 뿌리산업의 현황과 혁신전략’ 주제발표에서 “자동차 등 국내 주력산업이 성공한 요인은 뿌리산업이 뒷받침 된 결과”라며 “뿌리산업은 생산기반의 핵심이자 제조업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등을 통해 제품의 형상을 제조하거나 열처리, 표면처리 등의 공정기술을 활용해 소재에 특수한 기능을 부여하는 산업이다. 주로 부품이나 모듈을 생산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제품의 근간을 이루는 까닭에 완제품의 경쟁력을 크게 좌우한다.

일본·독일·미국 등 주요 제조 선진국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제조업의 위기를 인식하고 국가차원에서 뿌리산업을 육성해왔다.

특히 일본의 경우 모노즈쿠리(제조업 장인 정신) 문화를 기반으로 기술고도화와 인재육성, 글로벌 브랜드화 등 3대전략을 통해 설비지원에서부터 구매·생산·판매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하이테크 전략’으로 뿌리기술을 포함한 17대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제조업 부양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제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2년부터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시행해 왔지만, 국내 뿌리기업의 대다수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있다. 국내 뿌리산업의 99%는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국내 뿌리산업은 중소기업 위주의 규모가 영세하고 성장구조가 취약하다. 이에 따른 R&D투자역량 부족과 혁신역량 저하 등의 문제점을 야기한다”며 “공급망 구조의 최하단에 위치하다보니 납품회사의 품질규격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설비 노후화 등으로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현장의 전문 기술 인력의 부족현상과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뿌리산업 인력 부족율은 2011년 기준으로(8.7%) 중소제조업(3%)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문기술 인력의 부족현상은 기술개발 저하로 연결돼 산업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또한 3D업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해 젊은 인력의 취업기피현상이 지속돼 인력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점차 인력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낮은 생산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뿌리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수요산업 성장의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다”며 “뿌리산업의 경영여건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성이 강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뿌리산업의 기업구조 개선 및 성장 동력 확보 △뿌리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클러스터 조성 △연관 산업을 고려한 정책수립 △뿌리산업의 인식 개선 및 인력확보 △교역 및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백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