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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향한 냉정한 평가, 성장 자양분 삼을까


입력 2014.11.26 16:06 수정 2014.11.27 15:0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예상보다 적은 액수의 포스팅비, 수용 않기로

앞으로 2년간 리그 지배하는 투수로 성장해야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일단 보류' 상태가 됐다. ⓒ KIA 타이거즈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일단 보류' 상태가 됐다. ⓒ KIA 타이거즈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던 양현종(26·KIA)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일단 보류 됐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양현종의 MLB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양현종의 최고 응찰액을 통보했고, 금액은 곧바로 KIA 구단에 전해졌다. 하지만 구단 측은 포스팅 결과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에 걸맞은 응찰액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양현종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로 개인 최고의 한해를 보낸 양현종은 에이전트까지 선임, 야심차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언론에서는 양현종의 부드러운 투구폼과 다양한 구질 등을 언급하며 호평 일색이었고, 미국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양현종의 포스팅 액수는 김광현의 200만 달러보다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웬만한 FA 선수조차 잡을 수 없는 금액이라 구단 측도 양현종을 잔류시킬 수밖에 없었다.

현재 양현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메이저리그행은 좌절됐지만 아직 일본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다. 일본 구단 입단마저 여의치 않다면 KIA에 남아 2년 뒤 FA 자격을 얻고 다시 도전할 수도 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팀 잔류가 유력해 보인다.

양현종 입장에서도 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도전 정신만 갖고는 넘을 수 없는 게 메이저리그 무대다.

양현종의 기량은 LA 다저스로부터 좋은 대접을 받은 류현진보다 한 수 아래임이 분명하다. 또한 동갑내기인 김광현처럼 리그를 지배한 경력도 전무하다.

2007년 데뷔 후 두 자리 수 승수를 거둔 횟수는 세 차례에 불과하고 꾸준함의 지표로 볼 수 있는 150이닝 이상 소화도 올 시즌 포함해 2번에 그쳤다. 여기에 규정이닝을 넘겼을 때 기록한 3점대 평균자책점도 2009년(3.15)이 유일하다. 이렇다 할 큰 부상 없이 KIA 마운드를 지켰지만 확실하게 리그를 지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목표 의식을 잃은 양현종이 크나 큰 상실감으로 부진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양현종은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다. 2년 뒤 FA 자격을 얻더라도 그의 나이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28세 밖에 되지 않는다.

양현종에게 2년은 짧으면서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아직 투수 부문 타이틀 하나 가져보지 못한 그가 리그를 지배하는 괴물 투수로 성장해 메이저리그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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