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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옹호' 김상률, 애당초 자리 맡지 말아야"


입력 2014.11.26 10:48 수정 2014.11.26 11:07        최용민 기자

"자신의 생각과 철학속에서 국정이나 공직맡아야 해" 날선 비판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청와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청와대
'북핵 옹호' 논란을 불러 일으킨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해 여당 뿐 아니라 보수NGO단체들도 반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본인의 해명과 청와대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수석의 해명은 더 큰 논란을 키우는 모습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수석의 해명을 보면, 이제 학자적 양심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10년 전 당시 인문학계 이론을 소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표현들이 단지 소개만 된 것이라면 인용부호가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인용부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분에게 애초부터 학자적 양심 같은 것은 없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10년 전에는 신식민주의와 반미주의가 유행이었으니, 그 유행을 신봉했으며 지금은 정권이 보수정권으로 바뀌었으니 오리발 내밀어야 한다는 것은 이 분에게 지극히 정상적인 인식이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의 세계관에서 볼 때 북핵은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가 된다고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 수석은 "북한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벼랑끝 전술"을 쓴다는 것으로 3자적 진술을 했다고 거짓해명을 일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수석은 청와대 대변인실을 통해 "이 책은 10년 전 미국 문화에 대한 글을 쓰면서 당시 일부 학계의 이론을 소개한 것일 뿐이며, 일부 표현상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점은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본인은 자유민주주의자로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미국과의 동반자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신념은 확고하다"며 "검증단계에서도 충분히 설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보수NGO단체들도 김 수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철 스토리K 대표는 하 의원과 같이 김 수석의 해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해명이 진실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맥락을 보면 다른 이론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맥락을 보면 자기의 생각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라며 "해명이 문제가 있다. 진실되지 못하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솔직히 시인을 하고 그렇게 있으면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사퇴를 해야된다"고 덧붙였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대표는 "애당초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그 자리를 맡지 말았어야 된다"며 "자신의 생각과 어떤 철학속에서 국정이라던가 공직을 맡아야지 자신의 출세와 명예를 위해 그 자리에 가면 국가의 위상이나 국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김 수석이 지난 2005년 숙명여대 교수로 제직하던 시절 출판한 '차이를 넘어서'라는 저서 때문이다. 일부 내용에서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되는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이 책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열강에 에워싸여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민족 생존권과 자립을 위해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일 수 있다"고 서술했다. 김 수석은 특히 "미국이 테러, 대량살상무기, 북한 핵 등을 위협적인 요소로 규정한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 중심의 발상"이라고 규정했다.

김 수석의 이 같은 주장은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의미하는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에 맞지 않을 뿐더러 북핵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청와대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김 수석이 참석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논란을 정면돌파할 기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김 수석이 참석하냐는 질문에 "당연히 참석한다"며 "거처와 관련해서 특별히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 민 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의 추천인사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따로 발표할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며 김 수석을 둘러싼 이번 논란과 비판에 대해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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