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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허리’ 성남, 기적 같은 FA컵 우승


입력 2014.11.24 17:45 수정 2014.11.24 17:50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객관적 전력 열세 극복하고 통산 3번째 FA컵 우승

강한 허리로 서울 공격 무력화..승부차기 박준혁 맹활약

서울 꺾고 3년 만에 FA컵을 들어올린 성남. ⓒ 연합뉴스 서울 꺾고 3년 만에 FA컵을 들어올린 성남. ⓒ 연합뉴스

탄탄한 수비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성남 FC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FC 서울과 120분 연장 혈투를 0-0 무승부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성남은 199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3번째 FA컵을 들어올렸다.

결승전인 만큼 실점하면 끝이라는 부담감이 선수들의 어깨를 강하게 짓눌렀다. 때문에 양 팀 모두 과감한 공격 대신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맞섰다. 선수들은 초반부터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렸다. 역습의 중심에는 좌우 윙어 김동희와 김태환이 있었다.

이 같은 전술은 경기 전부터 예상됐다. 성남은 올 시즌 세 차례 서울과 맞서 1무 2패로 열세였다. 특히 서울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최근 12경기(3무 9패)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전술이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공격의 파괴력이 역시 약했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라인이 뒤로 내려앉은 탓에 서울의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가는 작업이 매끄럽지 못했고, 역습 시 수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허리와 최후방에서 탄탄함이 돋보였다. 서울은 좀처럼 성남의 촘촘하고 밀집된 수비진을 깨뜨리지 못했다. 90분 승부를 무실점으로 마친 성남은 연장에도 서울에게 골망을 흔들도록 놔두지 않았다. 성남은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학범 감독은 승부차기에서는 전상욱 골키퍼를 투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볼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교체 카드를 쓰지 못했다.

FC 서울은 연장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후보 골키퍼 유상훈을 들여보냈다. 그것이 119분의 일이었으니 그 다음은 성남의 전상욱이 들어갈 차례였다. 그런데 아웃 오브 플레이 상황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주심은 그대로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박준혁은 승부차기에서 오스마르와 몰리나의 슈팅을 막아내며 성남에 FA컵 우승을 안겼다. 골키퍼 교체 실패가 전화위복이 됐다.

이번 FA컵 우승은 성남에게 일거양득이다. 일단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또 K리그 클래식에서 11위로 강등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성남은 밑바닥까지 떨어진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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